은행, 영업통 내부인물 대거 임원 발탁

금융대전(大戰)을 앞둔 은행들이 서둘러 전열을 정비했다. 국민·우리·하나·신한은행 등 '빅4' 은행들이 일선에서 전투를 지휘할 부행장(임원) 진용을 새로 짠 것이다. '2등은 있을 수 없다' '제2의 창업이라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며 전의를 불태우는 은행장들은 우선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부행장 수를 늘렸다. 또 영업력이 검증된 젊은 내부인물을 발탁,조직에 사기와 활력을 불어넣었다. 노사간 상생을 도모하기 위해 노조위원장 출신을 중용하기도 했다. ◆부행장 수 확대 부행장 등 임원 수가 늘어났다. 전문성을 꾀하기 위한 포석이다. 국민은행은 부행장 1명이 관리하던 개인영업그룹을 3명에게 나눠 맡기고,자금시장그룹과 여신관리그룹을 별도로 신설하는 등 종전 9명의 부행장을 15명으로 대폭 확대했다. 우리은행도 부행장 수를 9명에서 10명으로 늘렸다. 신한과 조흥은행도 부행장을 각각 9명과 10명으로 1명씩 증원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부행장 증원은 영업의 전문화와 세분화를 통해 여러 방면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임원의 나이도 젊어졌다. 국민 우리 하나 신한 조흥 등 5개 은행의 신임 임원 29명 가운데 50세 이하가 8명으로 28%에 이른다. 하나은행의 홍완선 상무(법인영업)와 김종준 상무(웰쓰매니지먼트)는 49세이며,국민은행의 최영한 부행장(자금시장)은 47세,원효성 부행장(개입영업지원)은 45세다. ◆영업통 내부인물 발탁 영업에서 잔뼈가 굵은 내부인물의 발탁이 두드러졌다. 영업대전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영업력이 검증된 내부 인물이 보다 적합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이다. 하나은행의 신임 임원 7명 가운데 6명이 일선 지역본부장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작년말 7명의 임원(부행장 4명,단장 3명)을 임명한 우리은행도 카드,영업지원,주택금융,종합금융 등 영업관련 출신이 대거 발탁됐다. 신한은행도 3명의 신임 부행장 중 2명이 영업통이었다. 우리·하나·신한·조흥은행의 신임 임원은 모두 외부수혈 없이 영업실적과 전문성을 강조한 인사로 평가된다. 반면 강정원 행장이 새로 취임한 국민은행은 7명의 부행장을 외부에서 영입했다. 하지만 최대 격전지로 예상되는 개인영업그룹 담당은 정연근 부행장과 양남식 부행장으로 내부인물을 포진시켰다. ◆노조위원장 출신 중용 이휴원 신한은행 부행장(기업고객영업추진본부)은 신한은행 창립 이래 노조위원장 출신으로는 임원이 되는 첫 사례를 기록했다. 김정민 국민은행 인사담당 부행장도 옛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을 지냈다. 이에 앞서 지난해 3월 임명된 우리은행의 송기진 부행장도 노조위원장 출신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노조와 경영진간 상생이 중시되면서 노조 출신 인물들이 중용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