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전자상가 변신 '몸부림'

전자랜드가 용산 전자랜드21에 국내 최대 규모의 직영 매장을 마련한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1월 말 1층 임대 매장 중 기존 3백50평을 포함한 1천1백여평을 직영 매장화하고,3층 중 4백여평을 전시장으로 만들 예정이라고 6일 밝혔다. 전자랜드의 이 같은 방침은 전자 제품 구매 고객들이 임대형 복합상가에서 전자전문점,할인점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용산 전자랜드21은 전자랜드가 운영하는 집합 전자 상가로,총 2만7천여평에 1천1백여개 임대 매장이 입주해 있다. 전자랜드는 직영화를 위해 현재 1층 입주 상인들을 철수시키고 있으며 직영 매장이 들어서면 가전 구색을 대폭 강화하고,유명 제조사 제품 전시 부스도 마련할 예정이다. 전자랜드의 매장 직영화는 상가 공급 과잉도 한 원인으로 보인다. 특히 인근 용산민자역사에 스페이스9까지 들어서 공급 과잉이 심화돼 기존 6개 상가,5천여 점포 중 빈 점포 비율이 10∼20%로 상가 조성 이래 최대라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상가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의 한 관계자는 "최근 1년 동안 임대료가 30% 이상 내려갔으나 새로 들어올 사람이 없어 상인들은 다른 곳으로 옮기거나 장사를 접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1천9백여개 점포가 들어선 스페이스9도 70% 정도 입점했지만 매출 부진으로 상인들과 운영업체 간 마찰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적 전자상가인 일본의 아키하바라도 1990년대 가전양판점에 밀려 고전했었다. 그러나 아키하바라는 90년대 초 컴퓨터 전문상가로,90년대 말에는 애니메이션과 게임 관련 콘텐츠 상가로 특화해 변신에 성공했다. 한 관계자는 온라인 구매 고객이 늘고,하이마트 같은 전자전문점이나 할인점 등 새로운 업태가 고객들을 끌어가 집합상가의 가전 자영업자들은 점점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청과 6개 시설주,입점자 대표는 용산의 이 같은 위기를 감안해 지난해 12월 '용산 전자상가 활성화 사업 추진단(가칭)'을 만들었다. 추진단은 단기적으로는 환경 개선에 역점을 두지만 장기적으로는 전자상가의 근본적 변화도 모색할 계획이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전자 유통 환경이 변해 용산 전자상가의 위상이 달라졌지만 아직도 20년 전 제정된 도시계획시설 규제로 용도 변경이 힘들다"며 "규제에서 벗어나 IT,R&D 사업 등 투자와 발전 가능성 있는 산업단지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주희 기자 y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