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증시 6大 트렌드] ③ PEF M&A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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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증시에 사모투자회사(PEF) 바람이 일고있다.
그동안 론스타펀드 뉴브릿지캐피탈 등 외국자본이 주도해온 PEF시장에 토종자본이 가세,수혜종목을 찾는 작업이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PEF는 우리은행이 2천1백억원,맵스자산운용이 1천억원을 조성해 '기업사냥'에 나섰다.
맵스자산운용은 벌써 5천억원 규모의 2호 PEF 설립을 추진 중이다.
산업 기업 신한지주 등 은행권과 교보증권 KTB자산운용 등 증권·자산운용사들도 조만간 이에 가세할 계획이다.
토종 PEF 규모가 연내 2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PEF의 본업이 기업 사냥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인수·합병(M&A) 테마주가 들썩거릴 것으로 보고 있다.
첫번째 대상은 중소형 구조조정 기업으로,대한통운 동해펄프 새한미디어 충남방적 현대오토넷 등이 대표적이다.
정부나 채권단 지분이 많아 매각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몸집'이 작아 국내 PEF가 인수하기에 적합하다는 게 그 이유다.
국내 첫 PEF 투자 사례인 우리은행 PEF의 우방 지분 인수도 이런 경우다.
우리은행 PEF는 작년 12월 말 법정관리 기업인 우방 지분 32%를 4백20억원에 인수했다.
우방은 자산관리공사가 최대주주였으며,PEF 투자 직전 쎄븐마운틴 그룹(지분율 55%)에 팔렸다.
우리은행 PEF는 향후 3년간 쎄븐마운틴 그룹과의 공동 경영을 통해 우방을 정상화시킨 뒤 지분을 매각,연평균 15∼20%의 수익을 올린다는 전략이다.
우방은 거래소 상장 기업이다.
관리종목인 나산에 최근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는 것도 PEF의 관심 대상이라는 관측 덕분이다.
대우건설 대우인터내셔널 대우조선 등 옛 대우그룹주와 진로 우리금융 LG카드 등도 PEF의 타깃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덩치가 큰 대기업이어서 독자 인수보다는 지분 참여 가능성이 크다.
임상국 현대증권 연구원은 "국내 PEF는 외국계보다 규모가 작아 대형사보다 중소기업을 우선 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견 지주회사도 관심이다.
박동명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선 PEF가 대주주 지분이 낮은 중견 지주회사에 투자하는 일이 흔하다"며 "국내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동아제약 유한양행 효성 등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자산 대비 저평가 기업도 '단골 메뉴'다.
박 연구원은 "동일제지 삼양통상 화성산업 동일방직 등은 주가가 청산가치에 못미친다는 점에서 M&A 매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PEF 수혜주라는 꼬리표가 붙었다고 해서 무조건 관련 종목을 매입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PEF가 투자했다고 해서 곧바로 주가가 오른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강신우 PCA투신운용 전무는 "PEF 수혜가 실제보다 상당히 부풀려졌을 수도 있다"며 신중론을 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