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변동성 커졌다

원유시장의 변동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겨울철 기상 악화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문제 등이 이슈화되면서 국제유가의 등락은 한층 심화되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1일 서부텍사스중질유(WTI) 2월물은 전일 대비 배럴당 35센트 오른 45.68달러에 마감됐다. 이로써 WTI가격은 올 들어서만 배럴당 3.56달러(8.45%) 급등했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연말부터 장중은 물론 일별 등락도 커지는 모습이다. 올 들어 유가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가격은 상승곡선을 그린 셈이다. 최근 들어 국제유가의 변동성을 확대시키고 있는 주요 요인은 겨울철 기상 악화다. 미국 동북부가 예상보다 추운 날씨가 지속되면서 원유수급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강풍 등으로 북해지역의 원유생산 및 수송도 차질을 빚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노르웨이의 최근 하루 원유 생산량이 34만5천배럴 줄어드는 등 기상악화로 인한 원유공급 차질이 하루 1백만배럴 정도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멕시코만을 강타한 허리케인으로 인한 원유 생산 차질도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상태다. 이달 말로 예정된 OPEC 회의에서 추가 감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유가 급등락을 부추기고 있다. 라파엘 라미네즈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은 이날 "OPEC 회원국들이 생산쿼터보다 하루 1백만배럴을 더 생산하고 있다"며 "OPEC이 석유 감산을 단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달 OPEC회의에서 감산 가능성을 절반 정도로 보고 있으며 전망 방향에 따라 유가도 등락을 달리하고 있다. 오는 30일로 예정된 이라크 총선도 원유시장에 민감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부에서는 총선 후 정국이 안정돼 원유 공급이 안정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는 반면 총선을 앞두고 저항세력들의 원유시설 파괴가 극성을 부릴 것이라는 우려도 높다. 정정이 불안한 나이지리아도 예전의 생산량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유가변동폭을 확대시켰던 달러하락,투기 등의 요소는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약해진 분위기다. PFC에너지의 애널리스트 로저 다이웬은 "필요한 시기에 상당분의 원유가 사라졌다"며 "내달에 중국의 원유 수요가 늘어나면 국제유가는 더 상승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