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3일자) 지자체 투자기업 대폭 정비해야

감사원이 38개 지방자치단체 투자기업(제3섹터 법인) 가운데 만성적자 상태인 29개를 퇴출시키기로 했다. 감사원은 이와 관련해 지자체장들의 전횡,선심행정,방만한 재정운용 등에 대한 감사활동도 대폭 강화키로 했다고 한다. 많은 지자체들이 타당성도 제대로 따져보지 않은 채 사업을 벌인 결과,이들 대부분의 투자기업이 심각한 경영부실로 지방재정만 축내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실정임을 감안할 때 이같은 조치는 오히려 때늦은 감마저 없지 않다. 사실 지자체 투자기업의 부실화는 이미 예견돼 왔다. 23개 지자체가 2천7백12억원을 출자해 38개 제3섹터 법인을 만들었지만 이중 절반 이상이 정보통신 골프장 무역 등 민간기업 영역에 무분별하게 뛰어들어 경쟁력을 상실한데다,심지어 술 제조회사를 운영하는 곳마저 있을 정도다. 더구나 이들 회사 경영진 상당수는 전문성과 경영능력이 떨어지는 공무원 출신이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지자체 지분이 50% 미만이면 정부의 경영평가나 진단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부실을 방치하는 등 관리의 사각지대로 남아있는 실정이다. 결국 이들 기업의 결손누적으로 그렇지 않아도 열악한 지자체 재정만 낭비해온 것이다. 당장 지자체들은 막대한 투자금을 날리게 된 것은 물론,차입금 지급보증에 따른 대규모 추가부담을 안아야 될 상황이라니 한심하기 짝이없다. 이는 고스란히 국민들의 세금부담으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어떤 형태로든 책임소재가 가려져야 할 일이다. 앞으로 지자체 투자기업의 퇴출과 이로 인한 손실이 재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보다 근본적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제3섹터 기업에 대한 경영진단을 통해 경영혁신이 이뤄지도록 하고 부실 기업의 신속한 구조조정을 위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 또 유사한 사업내용으로 전국에 난립해 있는 지방공기업에 대한 철저한 진단과 과감한 정비작업도 서둘러야 할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