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후판값 또 오른다…조선업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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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업계가 일본 철강업체들의 후판 공급가격 인상 움직임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특히 다음주부터 시작되는 후판 가격협상이나 향후 구매자체까지 거부할 태세다.
13일 한국조선공업협회에 따르면 최근 일본 철강전문지 텍스리포트는 '일본 철강업체들이 올해 2분기(4∼6월) 한국 조선업체들에 대한 후판 수출가격을 t당 6백달러에서 7백달러로 1백달러(16.7%) 올리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국내 조선업계는 일본 철강업체들로부터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의사를 전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일본산 후판 수입가격이 지난해 t당 3백40달러에서 6백달러로 무려 76.5%나 오른 데다 원·달러 환율이 10% 정도 하락,지난해 3분기 이후 크게 적자를 내고 있는 형편이어서 후판가격 인상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유연탄,철광석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의 인상률이 20%대였으나 일본 철강업체들이 후판 공급가격을 76.5%나 올린 탓에 가격을 올해 재인상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일본 제철업계가 포스코의 고로 개보수로 인해 한국 내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수급난을 틈 타 가격인상을 추진하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일본 조선업체에 대한 공급가격은 올리지 않으면서 한국 수출가격만을 인상하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이에 국내 조선업계는 다음주부터 시작되는 후판구매 협상과정에서 일본 업체들이 수출가격 인상을 요구할 경우 특단의 대책을 강구키로 했다.
국내 철강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고로건설 사업에 직접 뛰어들거나 중국 제철업체에 지분 투자를 하는 방안 등도 고려하고 있다.
이병호 조선공업협회 부회장은 "일본산 후판 수입가격이 대폭 오를 경우 국내 조선업계는 일본 이외 지역으로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등 대일 수입 의존도를 줄이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조선업계는 연간 후판수요량 총 4백50만t 중 연평균 1백만t을 일본에서 수입했으나 지난해 수급난에 직면,이보다 50만t 늘어난 1백50만t을 들여왔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