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개항후 1천억대 첫 흑자

인천국제공항이 개항 4년 만에 1천억원대의 첫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세계적인 항공여행 수요의 높은 성장과 자체적 경영 개선 노력에 힘입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13일 지난해 경영실적 분석 결과 총 수입 7천33억원에 당기순이익 1천1백6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공사가 당기순이익을 낸 것은 지난 2001년 3월 개항 후 처음이다. ◆중국·동남아 여행 붐 덕분=인천공항의 지난해 실적은 전 세계 국제공항 중 여객 수송실적은 10위,화물 운송실적은 런던,프랑크푸르트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항공산업 전문가들은 "경영 여건이 비슷한 일본의 간사이공항이 지난 94년 개항 이후 작년까지 해마다 1천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데 비춰 인천공항의 경영은 일단 '합격점'"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김효준 한국항공정책 연구소장은 "인천이 빠른 흑자 전환과 높은 수익을 올린 것이며,이는 여객,화물,취항 횟수의 연간 성장률이 두자릿수인 15~22%로 높은 성장을 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개항 이후 국내 기업들의 중국 투자 붐 등에 힘입어 중국과 동남아 수송량이 급증한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면세점도 흑자경영에 '효자' 구실을 했다. 인천공항 면제점 매출은 세계 2위로,영국 캐나다 공항 등이 견학올 정도로 성공적이라는 게 공항측의 자평이다. 2002년 3월 조우현 사장 취임 이후 각종 운영비 예산을 10% 이상 절감하는 등 긴축경영을 한 것도 수익 개선에 한몫을 했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공항 서비스를 높이는 한편 각국 항공사들과 끈질긴 협상을 통해 공항 사용료를 최대한으로 높이는 데 주력한 것도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허브공항의 과제=김효준 소장은 "여객부문 경쟁력 순위 10위(2천4백여만명)로는 '허브'공항이라고 할 수 없다"며 "허브가 되려면 연간 3천만명은 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동북아의 허브로 인정받는 홍콩은 연간 3천4백만명이 타고 내리며 도쿄의 나리타공항도 2천8백만명에 달한다. 허브공항으로 국제공인(?)을 받으려면 여객부문 경쟁에서 세계 5위권에 들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를 위해선 중국 동남아 등 근거리 노선보다는 뉴욕 등 장기 노선 고객이 늘어나야 한다. 인천국제공항은 지난해 말 현재 취항 항공사 55개,취항 도시는 1백27곳으로 인천공항 개항 직전인 2000년 김포공항 시절보다 취항사는 57%,취항 도시는 34% 늘었지만 시장 개척이 동아시아에 치중된 게 사실이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