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열도 '삼성전자 쇼크'..현지언론, 삼성 공격 촉구


삼성전자의 지난해 순익이 1백억달러(약 1조엔)를 돌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본 열도가 발칵 뒤집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주요 언론은 삼성전자가 인텔 마이크로소프트를 능가하는 세계 정보기술(IT)업계 최고의 실적을 거두자 일본 전기·전자 업체들이 충격에 휩싸였다고 전하면서 일본 경영자들은 삼성의 과감한 투자와 리더십을 배워야 한다고 질책했다.
언론들은 일본 기업들이 지금과 같이 안전 위주의 경영에 몰입하다가는 자칫 미래 성장산업 분야에서도 삼성에 우위를 뺏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일부 언론은 삼성과 전략적 제휴를 맺는 일본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비난조로 언급하면서 다시 정상에 서기 위해서는 삼성을 집중 공격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삼성에 반격을 가하라"


닛케이는 '삼성,1조엔 이익의 충격'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삼성전자가 세계 IT업계 최고의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등에 집중 투자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일본 전기·전자 업체들이 리스크를 꺼려 투자를 태만히 한 결과라며 일본 업체들의 몸사리기를 맹비난했다.


사설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6조5천억엔으로 일본 최대 전자메이커인 마쓰시타(4조엔)를 훨씬 앞섰다며 일본 제조업체 중에 삼성전자를 능가하는 기업은 도요타 정도밖에 없다고 위기감을 표시했다.
이 사설은 "외환위기 직후 삼성전자는 결코 우량기업이 아니었다"며 "삼성은 생존을 걸고 인력삭감과 사업정리를 단행해 34개의 사업을 매각 또는 정리하고 반도체 LCD 휴대폰에 경영자원을 집중한 것이 약진의 발판이 됐다"고 분석했다.


사설은 삼성이 오너 경영자가 있었기 때문에 이런 식의 경영이 가능했다며 강력한 리더십과 빠른 결단은 일본 경영자들이 배워야 할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설은 특히 "삼성이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해 일본 업체들을 위협하면서 삼성전자와 전략적 제휴를 맺는 일본 기업들이 늘고 있다"며 "강력한 삼성전자를 비즈니스 파트너로 삼는 것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본 기업들은 권토중래를 위해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日 10대 전자기업 순익의 2배


요미우리신문은 경제면 톱기사를 통해 일본의 마쓰시타를 비롯 히타치 NEC 도시바 등 상위 10대 전기·전자 업체 순익을 합쳐도 삼성전자 1개사보다 적다면서 일본기업의 분발을 촉구했다.


특히 삼성의 영업이익률은 20.9%,반도체만 보면 41.4%에 달한다며 높은 수익성에 관심을 보였다.
소니 후지쓰 미쓰비시 등 일본의 10대 전기·전자 업체의 지난해 총 순익은 5천3백70억엔(약5조3천7백억원)으로 삼성전자의 1조7백86억엔의 절반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