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지등 곰팡이, 세입자 책임 아니다"

세를 놓은 집의 장판과 벽지에 곰팡이가 피었다면 세입자가 수리비를 물어야 할까. 세입자 A씨(31)는 2001년 9월 서울 강서구 화곡동 B씨(54)의 다가구주택 반지하층에 전세보증금 3천만원을 내고 입주했다. 계약기간 2년이 끝나자 A씨는 집주인 B씨에게 보증금 3천만원을 돌려달라고 했으나,B씨는 'A씨가 사는 동안 유리창과 방범창이 부서졌고 장판과 벽지에 곰팡이가 피었다'며 수리비 1백만원을 내기 전까지는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결국 A씨는 법원에 전세금 반환 소송을 냈고,B씨는 A씨를 상대로 집 수리비를 달라는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서울 남부지법 민사4단독 김주형 판사는 16일 "장판과 벽지가 손상된 것은 통상 건물 자체의 누수에 따른 것으로 임차인이 부담하는 수선의무의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집주인 B씨의 손해배상 소송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또 "깨진 유리창과 방범창은 절도범이 손괴한 것이 확실해 세입자측에 귀책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덧붙여 "전세보증금은 임대차계약에 따라 2년이 지났으므로 집수리비와 동시 이행관계가 없어 집주인이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