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 원' 싱…누가 그를 막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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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은 현재 기량이 절정이다.웬만해서는 무너지지 않는다."(어니 엘스)
올 시즌 미국PGA투어 두번째 대회인 소니오픈(총상금 4백80만달러)은 초반엔 미셸위가 주목을 끌었고,중반엔 마루야마 시게키(37·일본)에게 이목이 쏠렸지만 결국 비제이 싱(42·피지)이 우승컵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 미PGA투어를 휩쓸었던 싱은 시즌 벽두부터 1승을 올리며 의심할 여지가 없는 '넘버 원'임을 입증했다.
싱은 17일(한국시간) 하와이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CC(파70)에서 열린 최종라운드에서 선두와 4타차의 간격을 극복하고 역전승을 거두었다.
4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 5개를 잡고 5언더파를 친 싱의 합계 스코어는 11언더파 2백69타.어니 엘스(36·남아공)는 이날 대회 18홀 최소타 타이인 8언더파 62타를 치며 분전했으나 싱에 1타 모자란 2위에 머물렀다.
2,3라운드 선두 마루야마는 싱에게 2타 뒤져 공동 3위에 그쳤다.
엘스의 말처럼 싱의 상승세 앞에 마루야마를 비롯한 다른 선수들은 적수가 되지 못했다.
69,68,67,65의 스코어에서 보듯 싱은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빛을 발했다.
특히 4라운드에서의 '무결점 플레이'는 승부사 싱의 면모를 다시한번 과시하는 계기가 됐다.
싱의 이번 우승은 투어통산 25승째다.
그중 10승을 최근 1년새 올렸다.
싱은 우승상금 86만4천달러(약 9억원)를 받아 스튜어트 애플비(호주)를 제치고 상금랭킹 1위(1백7만5천3백33달러)로 올라섰다.
타이틀스폰서가 '소니'인데다 갤러리의 절반이 넘는 일본인들의 성원을 등에 업은 마루야마는 최종일 1오버파(버디2 보기3)를 치며 15개월만의 우승 기회를 놓쳤다.
이틀연속 선두였지만 타수차가 크지 않은 박빙의 리드였던데다 일본 갤러리들의 집중적 응원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3라운드까지 선두와 8타차의 공동 23위였던 엘스는 이날 출중한 퍼트(총 22개)에 힘입어 싱에게 1타 뒤진 2위까지 오르는 뒷심을 발휘했다.
엘스는 16,17번홀 버디에 이어 18번홀에서 투온후 5.4m 이글퍼트를 성공,갤러리들한테서 큰 박수를 받았다.
'해마(海馬) 수염'으로 유명한 시니어투어멤버 크레이그 스태들러(52·미국)는 합계 6언더파 2백74타로 공동 9위를 차지하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