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후판을 확보하라"

조선업계가 선박건조용 후판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조업을 중단시키는 사태를 막기 위해 운송비 부담이 큰 유럽과 남미 등으로 후판 구매 지역을 넓히고 있다. 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현대중공업그룹은 후판가격 급등,후판물량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자 지난해부터 유럽과 남미에서도 후판을 대량 수입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산과 일본산 사용비중을 50대 50으로 유지해왔으나 지난해부터 국내산 비중을 55%,일본산 30%,유럽 및 남미산 비중을 15% 등으로 후판 조달비중을 크게 바꿨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가격인상을 무리하게 요구하고 공급물량을 제한하는 일본으로부터의 후판 수입비중을 낮추는 대신 값비싼 운송비를 감수하고서라도 유럽과 남미산을 수입,물량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진중공업도 유럽산 후판 수입에 나섰다. 연간 20만∼25만t의 후판 사용량 중 포스코,동국제강,일본산 비중이 각각 33%였으나 유럽쪽에서 후판을 수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중소형 조선업체는 구매 협상력이 떨어지는 데다 물류비 부담을 감당할 수 없어 제한된 국내 후판물량에만 의존하는 실정이다. 경남 통영 소재 신아조선은 4만∼5만t급 중형 석유운반선을 연간 평균 10척씩 건조하고 있으나 후판 물량부족과 후판 가격상승에 따라 조직 슬림화 및 인력 구조조정을 검토 중이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