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장 경쟁격화] 자동차 업계도 이익률 크게 하락

수익성이 극도로 악화되기는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마켓셰어 1,2위를 둘러싸고 폭스바겐과 GM에 의해 촉발된 자동차 가격 전쟁은 지난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된 데 이어 올 들어 다시 재연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도요타는 중국 합작회사인 톈진도요타자동차가 생산하는 중소형차 가격을 이달 들어 평균 15%가량 낮췄다. 작년 하반기 소형차의 가격을 평균 7%가량 인하했던 닛산은 앞으로 가격 인하를 실시할 경우 그 차액을 반환하는 제도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의 합작사인 베이징현대도 경쟁사의 가격 인하에 맞서 작년 9월 엘란트라(아반떼)의 가격을 10% 일괄 인하했다. 이에 앞서 작년 4월 EF쏘나타의 판매 가격을 5∼7% 내렸다. 최근에는 중소형차뿐 아니라 고급승용차에까지 가격 인하 바람이 불고 있다. BMW 중국 합작법인이 현지에서 만드는 5시리즈의 가격을 12% 정도 인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중국 내 차동차 가격 인하 경쟁이 치열해진 것은 차 판매 시장의 성장이 급격히 둔화되는 데다 차 값이 추가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소비자들이 구매를 늦추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 자동차 판매는 지난 2003년 75%나 증가했으나 작년에는 1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판매가 10∼20% 늘어나는 데 불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차 메이커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판매 이익률도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중국에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베이징현대의 경우 2003년 약 5만대의 자동차를 판매해 21억위안의 수익을 거뒀다. 판매 이익률이 25%에 달했다. 하지만 작년 차 판매 규모는 15만대로 3배가량으로 급증했지만 이익 규모는 전년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 이익률이 한 자리에 머물렀다는 얘기다. 중국 자동차 업계는 앞으로 상당 기간 '가격 전쟁'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설 경기가 끝나는 3∼4월께부터 차 메이커들이 재고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출혈 경쟁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