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 토종은행 '외국 자본에 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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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토종 사모투자펀드 설립을 위한 정책적 의지가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구조조정을 마치고 외국계 자본에 연이어 매각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을 국내자본으로 사들일 수 있는 방안으로 토종 사모투자펀드가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김호성 기자 자리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우선 사모투자펀드의 개념과 국내 사모투자펀드의 현황부터 집어보야 할 것 같은데요?
예. PEF(Private Equity Fund)라고도 부르는 사모투자펀드는 소수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받아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입니다. 공모펀드에 비해 투자대상이 상당히 넓고 주식이나 채권의 투자 비율에도 제한이 없기 때문에 기업의 경영권 인수를 하는데 상당히 효율적입니다.
그동안 론스타와 칼라일 등 외국계 사모투자전문회사들이 국내 기업들을 인수해 왔습니다.
특히 올해 들어 구조조정을 마친 국내 기업들의 인수를 위해 이들 외국계 사모투자전전문회사들은 대규모 자금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론스타는 최근 한국과 일본시장에 집중투자하는 50억 달러, 우리돈으로는 약 5조원에 달하는 새로운 펀드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론스타 뿐만 아니라 칼라일그룹 역시 한국과 중국기업 인수를 위해 1조~1조 4,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할 계획입니다.
외국계자본들이 국내 기업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토종 사모투자펀드 결성을 활성화 하기 위한 정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하죠?
대표적인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을 위주로 농협중앙회와 우리은행이 5,000억원에 이르는 사모투자펀드를 곧 결성할 예정입니다. 산업은행이 주관하고 농협이 총 펀드규모의 30%까지, 우리은행은 농협보다 낮은 수준에서 펀드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국내 시중은행과 증권사가 결성한 사모투자펀드가 있긴 했지만 규모가 1,000억원~2,000억원 수준에 그쳤습니다.
이번에 산업은행을 위주로 결성될 사모투자펀드는 국내 토종 사모투자펀드 가운데 규모가 최대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규모도 규모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이번 펀드의 설립목적이 시장가치 1,000억원 이상의 국내 기업 인수를 위해서라는 점입니다. 즉 구조조정을 마치고 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쏟아질 국내 기업들이 외국계 자본으로만 넘어가는데 대해 대응할만한 국내 자본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대우계열사를 위주로 올해 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올 국내 기업 숫자는 대략 20여개로 이들로 인해 형성될 시장 규모는 대략 4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습니다.
예. 그렇군요. 이와 같은 국내토종펀드들이 더 결성된다면 국내 M&A시장이 더 이상 외국자본들만의 잔치가 되지 않을 것 같다는 기대가 드는데요, 어떻습니까?
그렇긴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토종사모펀드 결성이 그렇게 쉬운 상황은 아닙니다.
지난해말 은행들에게 간접투자업무를 허용해 주면서 사모투자펀드 결성이 추진되고는 있지만 중요한 것은 투자업무를 제대로 해본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은행들은 사모투자펀드 참여에 소극적인 상황입니다.
아직까지 경험이 없어 투자기술이 부족하다는게 업계의 지적인데요, 이에 따라 산업은행 등 투자를 더욱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사모투자펀드 결성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 역시 사모투자펀드 활성화 뿐 아니라 사회간접기반시설(SOC)에의 국내자본의 참여 확대와 해외로의 투자활성화를 위한 한국투자공사(KIC)설립 등 토종자본 활성화를 방안을 종합적으로 강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회간접기반시설을 구축하는데 국내 자본이 많이 유입되도록 하기 위해 산업은행과 농협중앙회, 우리은행 등 국내 은행 15곳이 1조원 규모의 인프라펀드 결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역시 순수 국내자본에 의한 SOC전문펀드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한편 외환보유액 여유분 중 200억 달러를 투입해 설립할 해외투자 전문 기관인 한국투자공사(KIC)도 재정경제부에서 적극적으로 설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국투자공사는 국회의 반대 등 설립과정에서 진통을 겪고는 있지만 재정경제부에서 적극적으로 설립을 밀고 나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예.국내 자본을 활성화해 국내 기업 인수뿐 아니라 국내 사회간접기반 설립에도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한다는 말씀이군요. 역으로 해외로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기관 설립도 추진한다고 하니 곧 외국자본과 맞설만한 국내 자본도 많이 생길것이라는 기대도 갖게 됩니다. 정부의 어떤 구체적인 정책들이 나올지 기다려 봐야 겠습니다. 김기자 수고했습니다.
김호성기자 hs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