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수출ㆍ내수 양극화 해소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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羅城麟
대통령의 연두 기자회견에서 보듯이 정부는 현재 우리 경제의 가장 심각한 문제를 양극화로 보고 이 양극화를 해결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우리 경제에 있어, 고소득층과 저소득층간,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수출기업과 내수기업간,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중앙과 지방간 양극화 현상이 심각한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이 취약계층의 고통을 심화시켜 경제사회적 갈등을 야기하기에 반드시 해결돼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정부가 양극화 문제를 너무 부각시키면서 마치 양극화가 우리 경제문제의 핵심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이면엔 경제전반은 괜찮은데 양극화가 문제라는 잘못된 인식이 깔려 있을 수 있고 이것이 자칫 우리 경제문제의 본질을 호도할 수 있다.
문제의 본질을 잘못 이해하면 잘못된 처방이 내려질 수 있다.
현재 우리 경제문제의 본질은 지속적인 경기침체이고 이 결과로 양극화현상이 더 심화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다시 말해서 양극화는 문제의 본질이 아니고 증상인 것이다.
경제가 성장할 때도 양극화현상은 발생하지만 이 때는 모든 계층과 부문의 소득이 동시에 올라가기에 취약계층이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
그러나 경제가 어려워지면 축적된 자산이 없는 서민빈곤층이나 경쟁력이 약한 중소기업은 즉시 경쟁에서 탈락하게 되면서 자생력을 잃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양극화현상이 심화된 것이 1997년 IMF경제위기 때부터라는 것을 상기하면 이해가 될 것이다.
이때부터 중산층이 급격히 줄어들고 빈곤층이 늘어나면서 소득의 양극화현상이 나타났고, 비정규직 증가로 인한 고용의 양극화현상이 벌어졌고, 중소기업과 전통제조업의 대규모 퇴출을 동반한 산업의 양극화현상이 발생했던 것이다.
이러한 양극화가 참여정부 들어와 더 심화됐는데 그 이유는 수출과 내수의 양극화에 있었다.
지난 2년 동안 수출은 기록적인 호조세를 보인 반면 투자와 소비를 포함한 내수는 극심하게 침체됐는데 그러다 보니 수출과 연관된 대기업과 IT기업들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계속 증가하는 반면 내수와 연관된 전통제조업, 서비스기업들은 파산하거나 극심한 어려움을 겪게 됐다.
그러다 보니 이러한 취약산업에 속한 기업들은 고용을 줄이거나 비정규직의 채용을 늘리게 되고 또 대부분의 저소득층이 이러한 부문에 종사하고 있기에 소득의 양극화가 더 심화된 것이다.
양극화현상은 물론 이러한 경기침체뿐 아니라 개방화와 빠른 기술진보를 포함한 대내외 경제환경 변화에도 기인한다.이러한 변화 하에선 능력있고 경쟁력있는 계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간 격차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수출기업과 내수기업간,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산업연관효과 취약과 같은 경제구조적 요인에도 기인한다. 따라서 양극화를 완화하기 위해선 취약계층과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부품소재산업을 육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은 시간이 걸리기에 중장기적으로 꾸준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 당장은 참여정부 들어 심화된 양극화현상을 완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선 수출과 내수의 양극화문제를 완화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를 위해선 내수 자체가 활성화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출기업의 성과가 내수산업으로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수출로 막대한 돈을 번 대기업들이 국내 투자를 활성화하도록 여건과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러한 경제활성화와 성장을 통해 자연스럽게 양극화문제를 풀어나가도록 해야지 억지로 계층간 부문간의 격차를 줄여 양극화를 해결하려는 오류에 빠지면 안된다.
지나치게 양극화를 강조하다 보면 열심히 노력해서 성공한 사람들이 마치 잘못하고 있는 듯한 착각과 그들에 대한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잘하는 사람은 더 잘하도록 격려하고 취약계층에 대해선 단기적으로 고통을 완화해주고 장기적으로 자생력을 키워주는 정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