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식펀드 '월말 효과' .. 월급날은 증시도 '유동성' 풍성하다
입력
수정
적립식펀드의 가입자가 급증하면서 증시에 '적립식펀드 월말.월초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월급날이 몰려있는 24,25일 이후 월말까지 적립식펀드에 가입한 직장인의 월급통장에서 금융회사 계좌로 납입금이 자동이체되면서 주식매수 여력이 대폭 확충되기 때문이다.
투신사가 지난 25일이후 3일 연속 순매수에 나선 것도 월급에서 적립식펀드로 자동이체된 자금으로 주식을 사들인 결과로 분석된다.
◆적립식펀드의 월말·월초효과 가시화
30일 현재 적립식펀드 누적 가입금액은 2조1천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5천억원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6월 6천8백억원에 비하면 규모가 세 배로 커졌다.
이중 절반 이상은 은행 월급통장에서 자동이체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직장인의 경우 월급날이 24일과 25일에 몰려있어 월말 이전에 적립식펀드로 자금이 대량 이전되고 있다.
김정도 국민은행 투신상품팀 과장은 "적립식펀드 가입자 중 샐러리맨이 상당수를 차지하는데 이들의 90%가량이 월급날 이후 자동이체를 통해 적립식펀드에 돈을 넣고 있다"며 "국민은행의 경우 올들어 28일까지 약 8백50억원이 유입됐다"고 전했다.
월초부터 중순까지는 하루평균 40억∼50억원씩 들어왔지만,월급날이 몰려 있는 24일 이후로는 그 규모가 하루 평균 70억∼80억원으로 급증했다는 설명이다.
적립식펀드를 운용하는 투신사와 자산운용회사들은 돈이 유입되는 즉시 주식을 매입한다.
손동식 미래에셋자산운용 상무는 "최근 들어 월말과 월초에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게 뚜렷해지고 있다"면서 "적립식펀드 효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과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적립식펀드는 여유자금이 있는 고객들이 분산투자 차원에서 가입했지만 초저금리가 가속화되자 직장인을 비롯한 서민들도 목돈 마련 수단으로 적립식펀드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1,000 돌파를 위한 에너지원
적립식펀드의 월말·월초효과는 주가의 하방경직성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 26일 이후 3일간 개인투자자들이 2천3억원어치를 팔며 차익 실현에 나섰지만,종합주가지수의 하락 폭은 6포인트 정도에 그쳤다.
외국인이 관망세를 보인 것과 달리 투신권에서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매수세가 유입됐기 때문이다.
장재익 동원증권 연구위원은 "직접투자자금은 시장 유출입이 잦지만 금융상품을 통한 자금은 장기투자 성향을 지닌다는 점에서 적립식펀드는 국민연금과 함께 증시의 중요한 자금 공급원이 될 것"이라며 "자동이체되는 자금은 즉시 집행돼 시간이 흐를수록 적립식펀드의 월말·월초효과는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가 900선에 안착한 뒤 1,000을 상승 돌파하느냐 여부는 결국 외국인의 차익 매물을 시장이 어느 정도 소화하느냐에 달려있다"며 "적립식펀드를 통해 공급되는 증시자금은 종합주가지수 1,000 돌파를 위한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주현·장진모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