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前대우회장 아직도 '파워맨?'


동남아 지역에 도피 중인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대우건설 등 국내 건설업체가 7억달러짜리 베트남 하노이 신도시 건설사업에 진출하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김 전 회장의 '조기 귀국설'과 맞물려 주목되는 대목이다.
30일 김 전 회장의 측근과 대우 관계자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지난해 베트남 정부 고위인사의 경제자문을 요청받아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동일토건 등 6개 업체로 구성된 코리아컨소시엄이 하노이 신도시 건설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측 고위인사는 "베트남 정부는 하노이 신도시 건설공사를 대우건설 대신 베트남 국영 건설업체나 외국 기업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한국 업체가 공사를 맡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김 전 회장의 강력한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김 전 회장은 베트남 정부의 공식 경제자문역은 아니지만 평소 잘 알고 지낸 정·관계 인맥들의 요청에 따라 경제 관련 자문에 자주 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우건설을 주간사로 한 코리아컨소시엄은 지난해 초 하노이 중심지에서 자동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신도시 '뚜리엠'지구(63만평) 개발과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지난해 10월께엔 뚜리엠지구 건설공사를 베트남 국영업체가 맡는다는 소문도 돌았으나 현재 코리아컨소시엄이 7억달러를 들여 외교·사업단지와 주거단지를 건설 중이다.


업계 일각에선 김 전 회장이 지난해 12월 중국 베이징 캠핀스키 호텔에서 중국 고위인사들과 접촉한 사실을 들어 이번 일을 그의 사업 재개 또는 국내 복귀와 관계 있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대우 계열사 분식회계와 부당 대출을 주도한 혐의로 기소중지된 김 전 회장이 해외에 도피하면서 정치적 흥정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