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초등학교 정기시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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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3월 신학기부터 서울 소재 초등학교는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측정하기 위한 정기고사를 치를 수 있다.
96년도 이후 사라진 초등학교의 일제고사가 사실상 부활된 것.또 학생들의 학력수준이 구체적으로 기재된 성적표도 허용된다.
중.고등학교 내신시험에서는 서술,논술형 시험비중이 대폭 늘어나며 영재교육도 활성화된다.
서울시교육청은 3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 학생 학력증진 방안'을 발표했다. 공정택 교육감은 기자간담회에서 "학력 평가결과 서울 학생들의 학력이 타 지역보다 떨어진다는 결론을 내렸고 일본 미국 등 주요 나라들도 학생들의 학력 증진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어 학력증진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초등학교도 '진짜' 성적표 나온다=가장 눈에 띄는 것은 초등학교에서의 학업 성취도 시험과 구체적으로 표기한 성적표의 부활이다. 성취도의 경우 96년 이전의 '수·우·미·양·가'와 유사한 매우 잘함,잘함,보통,노력요함 등으로 표시할수 있다. 시 교육청은 학년·과목별 문제은행을 만들어 일선 학교에 제공하고 학력증진을 위한 교과과정 컨설팅을 하는 등 제도의 정착을 위해 다양한 지원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하지만 정기고사 실시와 상대적 위치를 표시한 성적표의 부활이 의무사항은 아니다. 시험 대상 학년과 시기,성적통지 방식은 전적으로 일선 초등학교들이 정한다.
다만 학생의 등수 공개는 '사교육을 부추기고 학생들간의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이유로 금지키로 했다.
◆중·고등학교는 '영재교육' 중심으로=중·고등학교는 올해부터 서술형·논술형 시험비율을 30% 이상까지 높여야 한다. 이 비율은 연차적으로 10%씩 올라가 2007년에는 50%까지 확대된다. 객관식 시험은 학생들이 교과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않아도 풀 수 있는데 서술·논술식 시험이 확대되면 이 같은 부작용이 점차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상위권 학생들에게는 차별화된 교육의 기회가 주어진다. 중·고교에서는 영어·수학 과목을 중심으로 수준별 이동수업이 확대된다. 시 교육청은 수준별 이동수업의 비중을 올해 중 전체 수업의 40%까지,2007년에는 60%까지 높여갈 계획이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이뤄지고 있는 영재교육 대상인원과 과목도 확대된다.
지난해 1만4천2백명(0.9%) 선이었던 영재교육 대상이 올해 1만5천명,2007년 1만8천명(1.2%)으로 늘어난다. 또 영재교육 과목도 현재 수학과 과학 중심에서 인문 예술 과목으로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향후 전망과 과제=하지만 시 교육청의 학력증진안이 얼마나 교육현장을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금까지 교육인적자원부가 견지해온 '평준화' 중심의 교육기조를 크게 뒤흔드는 정책이 상당부분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또 제도의 수용 여부가 일선학교에 달려있어 일선학교의 협조를 얻어내는 것도 남아있는 과제로 꼽힌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