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익 1조원 직원들에 배분 .. 연말성과급 별개

삼성이 이익 가운데 1조원 상당을 일종의 성과급인 초과이익분배금(PS·Profit Sharing)으로 종업원들에게 분배한다. 지난해 19조5천억원의 경상이익을 달성,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둔 데 따른 것으로 PS 역시 역대 최대 규모다. 31일 삼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일 7천억원 수준의 PS를 6만여명의 임직원에게 일괄 지급하는 데 이어 삼성SDI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코닝 등 다른 계열사들도 설 연휴 이전까지 일제히 초과이익배분금을 나눠줄 계획이다. 삼성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집계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지난해 거둔 그룹 경상이익이 목표치(14조1천억원)를 5조4천억원가량 초과한 만큼 이 중 20%인 1조1천억원 정도가 지급범위"라며 "그러나 법인세 납부 뒤에 이익이 줄어들게 되면 실제 PS는 1조원 안팎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PS제는 삼성이 경영성과를 주주뿐만 아니라 종업원들도 공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난 2000년 도입한 제도로 생산성 격려금(PI)과는 별개다. 지난 1년간의 경영실적을 평가,당초 잡은 이익 목표를 초과 달성했을 경우 초과분의 20%를 임직원들에게 분배하며 지급 상한선은 연봉의 50%다. 삼성은 실제 PS제 도입 이후 매년 사상 최고의 실적을 견인할 정도로 사내에 강력한 인센티브로 작용해왔으며 고정월급 위주의 보수지급 관행을 혁파하는 데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사상 최고의 이익을 거둔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사업부의 경우 연봉 4천만원선인 과장급의 경우 2천만원 정도의 PS를 챙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내에선 지난해 실적이 좋았던 정보통신 액정표시장치(LCD) 등의 사업부문도 연봉의 40%를 넘는 PS를 받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삼성만 보너스 잔치를 벌인다는 지적을 받을까 걱정된다"면서도 "하지만 주주들이 배당을 받는 것처럼 PS도 사전에 정해진 규정에 따라 초과이익을 배분받는 것이고 직원들의 사기진작과 생산성 향상 효과도 크다"고 말했다. 한편 증권가 일각에선 삼성이 대규모 성과급을 풀면서 최근 불이 붙기 시작한 증권시장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지난해 삼성그룹이 1조원 이상의 돈을 연말 특별보너스로 지급한 점이 연초 증시활황의 한 요인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며 "삼성 임직원들의 풍부한 현금사정을 감안할 때 전혀 설득력이 없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