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신도시 高분양가 논란 '점화'

분양가상한제(공공택지 내 전용면적 25.7평 이하) 아파트의 표준(기본) 건축비가 윤곽을 드러내면서 판교신도시의 적정 분양가를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3일 '건축비 체계개편 공청회'를 통해 제시한 표준건축비를 적용하면 판교신도시의 중소형 아파트 분양가는 평당 1천만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또 업계는 채권입찰제가 적용되는 중대형 아파트(전용 25.7평 초과)도 평당 2천만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오는 3월 초 표준건축비를 일부 하향 고시해야 한다는 주장과 채권입찰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표준건축비 공방 가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이날 분양가상한제 아파트의 표준건축비를 평당 3백39만∼3백59만원선으로 제안했다. 이에 따라 판교신도시 전용 25.7평 아파트에 이번 표준건축비와 각종 인센티브를 적용할 경우 평당 분양가는 최저 8백50만원에서 최고 1천만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측은 건축비 산정방식과 반영요소 등이 지나치게 업계 편향적이어서 정부가 오히려 분양가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참여연대 이윤하 건축사는 "지하주차장이나 물가상승률 등 기본 요소도 포함되지 않은 표준건축비를 평당 3백39만∼3백59만원까지 산정한 것은 무리"라며 "여기에 물가상승률과 지하주차장 비용 등을 더하면 실제 건축비(건축비 상한선)는 평당 1백만원 이상 더 오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건축사는 또 "이번 표준건축비 산정은 모든 것을 시세에 맞춰 업체의 입장을 합리화한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산정방식과 요율 등을 재검토해 전면적인 하향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주택업계 관계자는 "시공업체의 적정 이윤을 합친 표준건축비가 평당 3백50만원 수준이라면 대형 업체의 경우는 시공에 참여하기 쉽지 않다"며 "사실상 원가공개에 해당하는 표준건축비 내용이 완전히 공개된 상태라면 이보다 더 높아져야 현실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연구원은 "이번 표준건축비가 실제 분양가를 산정하는 데 '상한선'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측면이 강해 다른 요인을 반영해도 크게 높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건교부 박상우 주택정책과장은 "이번 공청회 결과와 택지비 등을 충분히 고려해 표준건축비를 고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채권입찰제 부작용 우려도 커 채권입찰제가 적용되는 판교신도시의 전용면적 25.7평 초과 중대형 아파트도 분양가 논란에 가세했다. 업계는 현재 주택업체들의 판교택지 확보전 등을 감안하면 택지공급가격(채권상한액 포함)이 평당 1천5백만원 안팎까지 치솟을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문제는 중대형 택지에 적용되는 방식이 채권상한제가 아니라 상한액 없는 완전경쟁입찰제라는 데 있다"며 "판교신도시에 대한 수요자들의 폭발적인 관심과 상징성 등을 감안할 때 평당 분양가는 2천만원을 웃돌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판교 분양가가 치솟을 경우 분당 등 주변시세뿐 아니라 동탄,파주신도시 등 수도권 전역의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며 "최소한 판교신도시만이라도 상한액을 두는 식으로 제도보완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중대형 택지의 경우 채권상한액 없는 완전경쟁입찰 방식을 고수한다는 방침이어서 오는 3월 초 주택법 및 시행령 등이 시행되기 전까지 찬반공방이 계속될 전망이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