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제지표 호전에도 엇갈린 진단

최근 일부 지표들을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을 놓고 국내 간판급 민·관 경제연구소들이 엇갈린 진단을 내놔 눈길을 끈다. 경기 전망과 관련해 줄곧 신중론을 유지해온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소비심리가 크게 개선됐다"며 경기 회복 조짐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반면 LG경제연구원은 "올해 안에 본격적인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신중론을 폈다. 국내 최대 국책연구소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제조업 경기 둔화가 지속되고 있지만,민간소비 침체는 다소 완화되고 있다"며 부분적인 경기 회복 가능성을 진단했다. ◆삼성경제연구소,"소비심리 큰 폭 개선" 삼성경제연구소는 6일 '2005년 1·4분기 소비자태도조사'를 발표,1·4분기 중 소비자태도지수가 43.3(기준치=50)으로 전분기 대비 4.0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수가 50을 넘으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소비자가 더 많다는 의미다. 주식시장 호조,일부 재건축 아파트 중심의 부동산 시장 회복 기미 등으로 소비심리가 3분기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는 설명이다. 대기업들이 지난해 말 지급한 수조원 규모의 특별상여금과 정부의 '경제 올인' 정책 표명도 소비심리 회복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소비심리가 회복되면서 가계부채 지수와 고용상황 전망지수도 전분기 대비 각각 1.7포인트,5.7포인트 상승해 가계부채와 향후 고용상황에 대한 우려도 다소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소는 지적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2005년 경제 전망에 대해 실시한 부가조사에서도 전체 조사대상 가구의 49.6%가 '최소한 2004년보다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LG경제연구원,"연내 경기 회복 어렵다" LG경제연구원은 '주간경제' 최근호에 게재한 보고서에서 "최근 소비 회복 조짐은 고소득층에 집중된 것이며,중산층 이하까지 확대되려면 올해 말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와 관련한 일부 긍정 신호에도 불구하고 가계의 실질 구매력이 개선되려면 최소한 올 상반기는 지나야 한다는 것. 연구원은 또 "수출과 내수가 동반 상승하는 본격적인 경기 회복은 올해 안에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KDI,"민간소비 침체 다소 완화" KDI는 일부 긍정적인 조짐들은 인정하면서도 정제된 표현을 통해 중립적인 경기진단을 내놨다. KDI는 '1월 월간경제동향' 보고서에서 "지난해 12월 중 경기 관련 지표들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완만한 경기 둔화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민간소비 침체가 다소 완화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최신 통계인 2005년 1월의 경기 관련 지표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KDI는 또 "설비투자 지표들은 혼조세에 머물러 있으나 건설투자 선행지표들이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어 최근의 하강세가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용상황에 대해서도 "실업률이 소폭 상승했으나 경제활동 참가율과 취업자 증가율은 다소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