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 베스트 10] '수출 코리아' 우리가 이끈다


흔히 일본 경제의 회복을 견인한 동력은 구조조정이라고 한다.


대기업들의 상시 구조조정 정착,금융기관의 부실채권 감축 등이 1990년대 장기 불황을 극복한 배경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일본경제의 설비투자 동향과 내수 수출 추이 등을 지켜보면 침체국면을 전환시킨 일등공신은 제조업의 신기술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실 구조조정 만으로 경기를 부양할 수는 없다.


성장의 첩경은 첨단기술 개발을 앞세운 생산과 투자 확대에 있으며 구조조정은 촉매역할을 할 뿐이다.
최근 산업자원부가 선정한 '2004년 대한민국 10대 신기술'은 세계 최초·세계 최고 수준의 신기술을 망라함으로써 향후 국내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향상을 주도할 수 있다는 역량을 과시하고 있다.


이번에 선정된 기술들은 경제적 기대효과가 상당히 큰 것들로 이뤄져 있다.


수출을 포함해 관련제품 매출만 5조4백75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10대 기술을 선정 심사를 맡았던 이장무 서울대 교수는 "이번에 엄선한 기술들은 그동안 일부 선진국 기업이 독점적인 지위를 누려온 신기술제품 시장에서 한국기업들의 약진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가 지난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32인치 빅슬림 브라운관은 브라운관 TV의 최대 약점인 부피를 절반 가까이 줄임으로써 디지털 TV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매출은 1백억원에 그쳤으나 올해는 무려 1조5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태평양이 개발한 자외선 차단용 콜로이드 복합신소재 화장품 역시 세계 최고수준의 품질을 갖고 있다. 다량의 무기분체를 고가에 수입해 사용하고 있는 화장품업계의 구조를 개선하면서 상당한 수입대체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멀티 컬러 DLP TV도 포함됐다. 이 제품은 붉은색,녹색 노랑색 등의 다섯가지 색을 이용해 뛰어난 화질을 구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완전 밀폐구조의 수직형 로켓 구조를 채택해 소음도 크게 낮췄다.


LG전자는 휴대폰과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2개 제품을 10대 신기술에 진입시키는 개가를 올렸다.


우선 DMP(디지털 멀티미디어방송)폰은 자체 개발한 독자개발 지상파 DMB 수신장비를 활용해 선명도가 높은 멀티미디어 영상을 구현하고 있다.


향후 4년간 내수시장에서만 8조5천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또 'XGA 싱글스캔 PDP'는 세계 최고수준의 명암비(5천대 1)를 연출해 디스플레이 시장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이다.


LG필립스LCD가 개발한 "고품위 저온폴리(LTPS)AMOLED"는 저온폴리 실리콘 기반의 능동형 ODED(유기발광다이오드)중 세계 최대화면을 시현함으로써 향후 LCD(액정표시장치)를 대체할 강력한 제품으로 나서고 있다.


회사 측은 오는 2007년께 1백85억달러의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는 연비향상과 배기가스 절감에서 탁월한 성능을 입증했다.


특히 북미시장의 규제기준을 만족시켜 수출전망도 밝은 편이다.


PSIA가 개발한 원자현미경은 극히 미세한 탐침을 이용해 원자간의 상호 작용력을 측정,시료 표면의 3차원 형상을 원자 수준까지 관찰할 수 있는 제품이다.
마지막으로 만도의 지능형 차량 제어장치(ESP)는 독일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네번째로 상용화에 성공한 제품으로 눈길이나 빗길과 같은 노면 한계 상황과 차량 급회전과 같은 주행 한계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제동력을 자랑하고 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