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하이얼가전 할인점에 쏟아진다

할인점들이 중국 최대 가전업체인 하이얼(海爾,Haier)과 손잡았다. 하이얼은 할인점에 매출의 15%에 해당하는 유통마진을 보장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삼성·LG전자의 두배에 해당하는 마진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까르푸와 롯데마트는 지난달부터 하이얼 제품을 본격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홈플러스도 이달 중순부터 하이얼 제품을 취급하기로 했다. 할인점들은 우선 소형 세탁기와 소형 냉장고,와인냉장고 등 국내 가전사들이 생산하지 않는 틈새상품부터 판매하기 시작해 에어컨과 TV 등으로 취급 품목을 넓혀나갈 방침이다. 하이얼로서는 지난해 하이얼코리아를 설립한 뒤 할인점을 통해 한국 가전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셈이다. 까르푸는 지난달부터 전 점포에서 3.8kg짜리 하이얼 소형 세탁기 판매에 들어갔다. 독신자나 학생층을 겨냥한 제품이다. 까르푸 관계자는 "작년부터 판매한 와인냉장고가 크게 히트치지는 못했지만 하이얼 브랜드에 대한 인식을 넓히는 효과를 보았다"며 "세탁기 이외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하이얼 제품을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24일부터 영등포점 의왕점 화정점 등 전국 14개 점포에서 하이얼 소형 세탁기 2종(3kg,2.6kg)을 팔고 있다. 가격은 17만8천원.평균적으로 하이얼 제품 가격은 국내 가전사 제품의 80∼85% 수준. 롯데마트 가전팀 이영준 과장은 "하이얼은 에어컨 시장에서도 LG에 이어 세계 2위를 달리고 있을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는 가전업체"라며 "이만한 가격경쟁력이면 한국시장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특히 에어컨과 4백ℓ 이하 중소형 냉장고에서 '대박'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설연휴가 끝난 뒤 전 점포에서 하이얼 미니 냉장고(50,1백ℓ 2종),소형 세탁기(3kg 3종),와인냉장고(6종) 등을 본격 판매하기로 했다. 할인점들이 이처럼 하이얼과 동시다발적으로 제휴에 나서고 있는 것은 삼성과 LG전자의 막강한 가전 유통시장 지배력을 허물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현재 전속 대리점을 통한 삼성과 LG전자의 가전 유통시장 점유율은 약 65%선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하이얼은 삼성이나 LG전자보다 두배 가량 높은 마진율(약 15%)을 보장해주고 있기 때문에 이익률 제고란 측면에서도 하이얼 제품 판매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내 할인점 최강자인 이마트와 전자전문점 유통업체인 하이마트까지 하이얼 제품 판매에 나설 경우 가전 유통시장 전반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