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시즌 12일 개막 ‥ 은행 1조등 현금배당 10조

올해 거래소와 코스닥 상장 기업들의 현금 배당액이 10조원 안팎에 달해 사상 최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경영실적이 전년에 비해 크게 호전된 데다 시가총액 비중의 42%를 차지하고 있는 외국인들의 고배당 요구가 그 어느 해보다 거세기 때문이다. 12일 넥센타이어가 주주총회 시즌 테이프를 끊는 것을 시작으로 1천여개 12월결산 법인들이 2004회계연도 결산을 위한 주총에 돌입한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기업 실적이 전례 없이 좋았던 점을 감안하면 2003회계연도 배당액(7조5천억원)을 훌쩍 넘어 10조원가량이 주주 몫으로 돌아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증권정보제공업체인 Fn가이드에 따르면 3백개 주요 상장사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95.5% 증가했다. 특히 은행업계는 8개 시중은행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이익을 내면서 주주들에게 1조원 이상의 배당금을 지급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민은행이 흑자 전환에 성공,총 1천6백85억원의 배당금을 줄 예정이며 신한금융지주와 하나은행 역시 각각 5천억원과 1천3백억원가량을 주주들에게 돌려줄 방침이다. 외국인은 지난해 2003회계연도분 배당금 2조8천억원을 받아간 데 이어 올해는 3조원 이상을 챙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의 시가총액 비중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지만,기업들의 경영 실적이 좋아져 외국인에게 돌아갈 몫이 그만큼 많아진 셈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배당금이 정기 주총 후 한 달 내에 주주들의 계좌에 입금되면 상당 규모가 증시로 다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며 "외국인들이 배당으로 지급받은 돈 중 일부를 본국으로 가져간다 하더라도 최근 증권시장의 활황을 감안하면 배당받은 주주들이 자금을 증시에 재투자할 가능성이 높아 고객예탁금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장진모·박동휘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