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지지구내 전원주택 살아볼까] 집값 상승은 '덤'


전기부품 관련 연구소에 다니는 C씨(47).


그는 3백여평의 넓은 정원을 산책할 때마다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느낀다.
그가 90년대 후반 서울 강남구의 아파트를 처분하고 전원주택에서 살기로 했을 때 주위에서는 모두 만류했다.


마음 같아서는 서울 외곽에 조용한 전원주택을 갖고 싶었지만 아내와 아이를 생각해 마침 신축 전원주택을 분양 중인 분당을 택했다.


동호인 전원주택으로 지어진 대지 67평,건평 53평짜리 새 집을 3억원에 분양받았다.
한동안 가격 움직임이 없던 C씨의 전원주택은 분당 일대 아파트 가격이 뛰면서 덩달아 배가량 뛰어 6억원선까지 올랐다.


재테크까지 덤으로 얻은 셈이다.


웰빙 라이프 바람이 거세지면서 도심 전원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외곽에 나홀로 떨어져 있는 전원주택에 대한 관심은 시들해진 반면 학교나 병원,쇼핑시설 등의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대규모 택지지구 내 전원주택에 대한 선호도는 특히 높아지고 있다.


공공택지라 땅값이 비교적 저렴한 데다 기반시설이 갖춰지고 나면 땅값 상승에 따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분당·일산신도시 분양 때보다 땅값만 5∼6배 상승
전용 단독주택이 처음 도심으로 들어온 1기 신도시인 분당과 일산은 분양 당시 대비 단독주택의 가격 상승폭이 5∼6배 수준에 달한다.


일산의 경우 정발산 아래 장항동 일대에 들어선 고급 전원주택단지는 '일산의 베벌리힐스'로 불릴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분당도 분당동과 구미동 일대에 들어선 고급 전원주택의 집값이 오르고 있다.


일산은 지난 92년 분양 당시 평당 1백50만∼1백60만원에 분양됐으나 현재는 대지면적 67평짜리(건평 60평) 단독주택이 5억5천만∼6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평당 9백만∼9백50만원선으로 초기 건축비 3억원을 감안하더라도 투자비 대비 1백% 이상 가격이 오른 셈이다.


일산에 앞서 91년 분양된 분당의 단독주택 가격 상승폭도 두드러진다.


분당동의 1백평(건평 2백평)짜리 단독주택 시세는 22억원선으로 평당 1천1백만원선을 호가하고 있다.


이 역시 분양 당시 1백60만∼1백80만원선인 택지 가격과 건축비를 감안하면 배 이상 뛴 가격이다.


하지만 실제 가격 상승폭은 더욱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단독주택에서 땅값 비중이 절대적인 점을 감안하면 분당과 일산신도시 내 전용 단독주택용지 가격이 6배 이상 올랐다는 것이다.


◆1만가구 이상 대단지 택지지구 내 단독주택 선택해야


도심 단독주택이라고 모두 가격이 뛰지는 않는다.


대규모 택지지구 내 단독주택용지를 공략해야 한다.


최소 1만가구는 넘어야 학교나 병원 등의 편의시설이 시간이 지나면서 자리를 잡아 단독주택의 가격 상승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입주를 시작한 남양주 평내지구 내 '포레스트힐' 의 경우 취약한 배후단지가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평당 2백30만∼2백60만원에 택지가 공급된 포레스트힐은 아파트 입주가 끝난 시점에도 택지 가격이 평당 3백만원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


◆올해 공급되는 주요 택지지구 내 전원주택지는


택지지구 조성이 봇물이 이루면서 여느 해보다 단독주택용지 공급이 풍부하다.


다만 일반의 관심이 가장 높은 판교신도시에서 단독주택용지 물량이 없는 게 흠이다.


따라서 용인 하남 구리 등 서울과 인접한 대규모 택지지구 내 단독주택용지를 공략하는 게 바람직하다.


경기 남부권인 용인 동백,하남 풍산,김포 장기지구가 비교적 관심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택지지구 내 단독주택용지는 지역에 따라 분양가에 차이가 있지만 수도권에서는 평당 3백50만∼4백만원대가 대부분이다.


용적률과 건축비(평당 4백만∼5백만원)를 감안하면 초기 투자비용으로 평당 7백만∼8백만원선을 감안해야 한다.
전원주택 전문업체인 광개토개발의 김영태 실장은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우리나라의 주거 형태도 빌라에서 아파트,주상복합을 거쳐 점차 도심 단독주택으로 옮겨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단독주택은 아파트와 달리 도시 기반시설이 다 들어선 후 가격이 움직인다는 점을 감안해 투자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