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7] 증시 북핵 리스크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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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오프닝)
설 연휴 마지막 날 북한의 핵무기 보유 선언이 전해지면서 최근 상승 장세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우려됐지만 주식 시장은 별반 아랑곳 않는 모습입니다.
시장 흐름과 향후 전망에 대해 취재 기자와 자세히 살펴 봅니다.
보도본부의 박 재성 기자가 나왔습니다.
(앵커)
당초에는 북한 핵 보유 선언으로 이것이 상승장의 발목을 잡는 빌미를 제공하지 않을까 우려했는데요.
큰 충격 없이 지나간 것 같군요.
(기자)
북한의 핵 보유 선언 그리고 6자 회담에 대해 증시의 반응을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또 흘러간 노래”냐는 것입니다.
북한 발표 이후 대미 협상을 앞두고 상투적인 벼랑 끝 전술이 재현되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고 정부 측에서도 크게 위협적으로 받아 들이지 않고 있어
증시 오름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으로 받아 들여졌습니다.
북한 핵 때문에 시장이 충격을 받은 것은 지난 94년 6월 북한이 NPT 탈퇴를 선언하면서 이 때 920선에서 30포인트 정도 내린 적이 있는데요.
이 때 역시 증시가 곧 바로 회복됐다는 점에서 결국 북한 핵과 같은 돌발 변수가 증시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는 것을 시장에서는 이미 경험적으로 받아 들이고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히려, 지난 금요일 시장을 위협한 것은 기관의 프로그램 매물 공세였는데요.
외국인들이 선물 비중을 줄이면서 프로그램 매물이 2천2백억원 정도 쏟아져 나와 시장이 한 때 10 포인트 이상 하락하기도 했지만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천억원과 6백억원 순매수하며 이들 물량을 다 받아 냈습니다.
유가증권 시장은 1.96 포인트 떨어졌는데요. 거의 조정이라고 보기도 어렵고요.
코스닥 시장은 오히려 5.48P가 올랐습니다.
이날 금융시장에서 유일하게 불안한 움직임을 보인 것이 있다면 금리였는데요.
대표적으로 국고채 3년물의 유통 수익률이 0.19%P가 올랐습니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거의 1%P 정도 수익률이 상승한 셈인데요.
이것도 북핵 때문이라기보다는 내일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정돼 있는데요.
콜금리 인하가 이제는 물 건너 갔다는 관측이 늘고 있고… 또 경기회복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 등이 중요한 배경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어쨌든 증시는 북핵 선언을 일과성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은데요.
주말에 뉴욕 증시도 반도체 종목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크게 올랐습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오히려 북핵 보유 선언이 뉴욕 시장에 더 영향을 미쳤다는 것인데요.
장중 한 때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쿠데타로 축출됐다”는 소문이 나돌아 시장이 술렁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우려했던 북핵 악재가 오히려 엉뚱한 곳에서 소란을 피웠군요.
여간해서는 증시가 꺾이지 않는 모습인데… 증시로 들어오는 돈도 늘어나고 있는가요?
(기자)
일단 고객예탁금만 놓고 본다면 지난달 25일 10조원을 넘었습니다.
10조원이라면 지난 연말 8조 천억원에서 2조원 가까이 늘어났다고 볼 수 있는데요.
2월 들어서는 좀 주춤합니다만, 여전히 9조원대 후반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실제 이것만으로 주식시장에 돈이 들어오고 있는가… 판단할 수 있느냐 여부인데요.
고객 예탁금 추이는 단순히 증권사 고객 계좌에 맡겨 둔 고객 예치금의 증감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것만으로 실질적인 자금 유입을 판단하기는 무리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예탁금이 늘어났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고객이 새로 자금을 넣어서 늘어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기존에 갖고 있던 유가증권을 처분하면서 예탁금이 는 것인지… 구분하기 힘들다는 것이죠.
그래서 사용하는 개념이 실질고객예탁금인데요.
실질고객예탁금은 고객예탁금 증감분에다가 개인들의 순매수 금액을 더하고 반대로 개인들이 순매수했을 경우에는 빼 주고요,
여기에 미수금이라든가 신용잔고 증가분도 빼줍니다.
한마디로 기존의 유가증권을 처분하거나 유가증권을 담보로 해서 늘어난 부분만큼은 예탁금 증가분에서 빼고 본다는 것인데요.
이 기준으로 볼 경우에 실질 예탁금은 지난 해 이후 계속 내리막길 이었습니다.
그러다 1월달에 증가세로 돌아섰는데요.
자금이 빠져 나가기 시작한 것이 2003년 3월부터니까 22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셈입니다.
일단 증시로 자금 유입이 확인됐다는 점에서는 주목할 만하다고 볼 수 있고요.
다만, 2월 들어서 코스닥 시장이 조정을 받기 시작한 다음부터는 다시 감소세로 바뀌고 있습니다.
일단 한 차례 쉬어가자는 분위기가 우세한 듯합니다.
(앵커)
직접 투자자금은 1월 달에 증가세로 돌아선 뒤 지금은 좀 주춤하다는 말씀이로군요.
최근 유행하고 있는 적립식 펀드 등은 어떻습니까?
꾸준히 늘고 있지 않은가요?
(기자)
적립식 펀드 판매액이 03년말에 3천5백억원이었는데 지난해 말 2조 4천5백억원에 이르렀으니까요.
거의 7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덕분에 펀드 투자액도 최근 186조원 수준으로 2003년 말과 비교하면 41조원 이상 늘었고요.
특히 지난 연말의 경우에는 투신권의 펀드 잔고가 한 달 동안 5천억원 이상 늘어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간접투자상품 역시 최근 들어서는 증가 속도가 퍽 둔화되고 있는데요.
1월의 경우 순수주식형은 2천3백억원이 늘었지만 주식 혼합형에서는 2천7백억원이 빠져나가면서 전체적으로 4백억원 정도 줄었고요.
2월에도 미미하지만 소폭 줄어든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말씀대로 적립식의 경우 월 2~3천억원씩 꾸준히 유입되고 있지만, 증시가 9백선을 넘으면서 기존 펀드의 환매가 함께 늘고 있고요.
또 일부는 기존 펀드를 환매해서 적립식으로 전환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최근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주식과 채권에 함께 투자하는 혼합형 펀드의 환매가 늘어난 것도 이유 가운데 하나고요.
직접 투자와 마찬가지로 간접투자도 아직까지는 새로 들어오는 자금만큼 빠져 나가는 자금도 적지 않은 듯합니다.
(앵커)
주가지수가 천을 바라보면서 확인하고 들어가야 할지 지금을 적기라고 봐야 할지 고개를 갸웃갸웃 하는 것 같군요.
자금 유입이 생각보다 더딘 이유는 어떻게 파악되고 있습니까?
(기자)
일단 급등에 따른 부담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코스닥 시장의 경우 지난 연말 380.33에서 지난 11일 486.88까지 거의 30% 가까이 올랐고요.
단순히 말하면 모든 종목이 두 번 넘게 가격 제한폭까지 올랐다는 뜻입니다.
유가증권 시장도 이보다는 못하지만 5% 넘게 상승했거든요.
더욱이 지수가 950선을 내다 보고 있는 때에 선뜻 주식시장에 뛰어들기가 부담스럽다는 것이고요.
최근 우려했던 수출도 계속 양호한 것으로 나오고 있고, 유가나 환율 등도 안정세이지만
기업들의 올 1분기 실적 전망이라든가 내수 회복 여부 등 아직 고려해야 할 변수가 남아 있다는 시각도 많습니다.
하지만 지난 11일 시장을 놓고 본다면 개인투자자들은 최근 시장 흐름에 매우 고무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유가증권 시장의 경우 이날 프로그램 매물 등이 흘러 나오면서 한 때 9포인트 가까이 하락하기도 했지만
개인들이 6백억원 이상 순매수에 나섰고요.
외국인 순매수 천억원과 함께 기관 매물을 모두 소화했습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2백억원 이상 순매도했지만 지수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어서 급등에 따른 숨고르기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앵커)
조심스런 시각도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의 시장 참여가 활발할 것 같다… 이렇게 받아 들일 수 있겠군요.
그렇다면, 앞으로 예상해 볼 수 있는 개인 투자자금의 유입 규모는 어느 정도로 추산되고 있습니까?
(기자)
삼성증권 분석에 따르면 국내 가계의 금융자산 가운데 주식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89년 13.7%를 고비로 줄곧 감소했는데요.
지난해 3월말 5.6%로 사상 최저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반면에 가계 금융자산은 85년 62조 9천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말 1082조원까지 해마다 40% 이상 늘었는데요.
불균형 상태가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삼성증권 계산으로는 주식투자 비중을 93년 이후 평균 수준인 6.8%로 늘리면
약 13조원이 주식시장에 추가로 들어 올 수 있다는 것이고요.
좀 보수적으로 잡아서 2000년 이후 평균 수준인 6.2%까지 낮춰 봐도 6조 5천억원 정도가 유입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미 일부는 적립식 펀드 등의 형태로 유입되고 있다고 볼 수 있고요.
지수가 올라갈수록 지수 상승을 위해서는 더욱 더 많은 자금이 들어와야 하겠지만
주식시장이 이미 불씨를 틔운 만큼 6조원에서 13조원으로 추산되는 대기 자금은 든든한 호재인 것은 분명합니다.
박재성기자 js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