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동기계 김동섭 사장, "중졸학력 40년 기계인생 이제야 꽃 피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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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트·너트 기계메이커인 효동기계 김동섭 사장(55)은 지난 해 추석을 잊을 수 없다.
터키 최대 볼트·너트업체 놈(Norm)사 구매담당자가 50만달러짜리 기계를 만들어달라고 제발로 찾아왔기 때문이다.
이 회사에는 안내 메일 한번 보낸 적이 없었다.
놈사 관계자는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효동의 기계가 세계 최고라는 소문을 듣고 물어물어 찾아왔다"며 거래를 하자고 제안했다.
이때 김 사장은 "내 40년 기계인생이 이제야 꽃을 피우게 됐다"며 마음속으로 한없이 울었다고.
반월공단에 있는 효동기계가 기계산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일본 업체와 기술제휴로 볼트·너트 성형기를 국산화한 뒤 일본에 역수출하는가 하면 독일 프랑스 터키 등 유럽무대에서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수출은 5백만달러.매출은 2003년도 대비 48.9%나 급증한 2백3억원을 기록했다.
불황을 모른 채 승승장구하고 있다.
회사측은 올해도 외형을 30% 정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30%선이던 수출비중도 50%대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볼트·너트기계는 1천2백여개 부품으로 구성되는 특수기계로 대당 가격이 20만달러에서 2백만달러에 달하는 고가장비다.
이 기계는 분당 2백50개∼6백개의 기능성 볼트를 찍어내는 '신무기'다.
기계산업의 꽃이라는 자동차산업이 성장하면서 수요가 급증하는 품목이다.
복잡한 모양의 조향장치 부품이나 절삭공정을 통해 생산해오던 베벨기어 등도 성형공정만으로 만들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현재 전세계에 3백대 이상이 팔려나갔다.
김 사장은 "기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며 "좋은 재료를 갖고 정성스럽게 조립하는 게 노하우라면 노하우"라고 잘라말한다.
그는 41년차 '기계장이'다.
충남 홍성에서 중학교를 졸업한 뒤 어려운 가정살림을 도우려고 상경,태양금속에 취직하면서 기계와 인연을 맺었다.
고사리손으로 기계의 때를 닦아내면서 어깨너머로 '기계공부'를 해나갔다.
경험이 쌓인 뒤에는 기계를 개보수하는 일을 담당하게 됐으며,수요자 입장에서 기계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를 배우게 됐다.
그때 마음속에 새겨둔 철칙 하나가 이문이 덜 남더라도 좋은 부품과 재료를 써야 한다는 것이라고 김 사장은 술회한다.
이는 경영철학이 됐다.
김 사장이 효동을 창업한 건 1983년."처음엔 부채가 눈덩이처럼 커졌습니다.
좋은 재료를 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수요기업이 인정해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전국 곳곳에 있는 거래처를 손수 자동차를 몰고 찾아다닌다.
한해 평균 주행거리는 5만km 정도.자신이 발품을 많이 팔수록 수요기업과의 신뢰가 두텁게 쌓인다는 믿음에서다.
김 사장은 "5년 내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볼트·너트기계 업체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힌다.
(031)495-5080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