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주 "1000돌파 선봉 내가 맡는다"

정보기술(IT)주가 동반급등하며 종합주가지수를 단숨에 960대로 끌어올려 'IT주 대망론'에 다시 불을 붙이고 있다. 이제까지 상대적으로 덜 오른 IT주가 앞으로 상승장을 이끌어 지수 1,000포인트 시대를 여는 선봉장이 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동안 IT주를 외면했던 외국인도 이달들어 순매수 규모를 대폭 확대해 시장분위기를 달구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IT기업들은 올들어 휴대폰 등의 판매에서 뛰어난 실적을 올리며 글로벌 IT경기 회복을 이끄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향후 주가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IT주 본격 상승 시동거나 14일 거래소시장에선 대형 IT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나타내며 많은 기록을 쏟아냈다. 하이닉스반도체는 11.94% 급등하며 신고가에 올랐고,LG필립스LCD도 4.68% 상승해 상장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1만1천원 오른 51만7천원으로 마감해 9개월 만에 최고가로 올랐고,LG전자도 3% 이상 상승했다. IT주는 이달 들어 지난 11일까지 업종상승률이 1.11%에 그쳐 지수상승률(1.55%)보다 낮았지만 이날은 1.53%나 급등,기세를 올렸다. 장세 영향력이 큰 IT주의 강세는 이날 지수 급등의 기폭제가 됐다. IT주에 대해 조심스럽던 외국인들의 자세도 바뀌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IT주를 1천8백26억원어치 순매수해 'IT주 대망론'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지난 1월 한 달간 IT주 순매수액이 1백9억원에 불과했고,작년 12월엔 1천1백36억원어치를 팔았던 것과 비교하면 뚜렷한 변화다. 특히 이날은 하이닉스를 1백50만주 넘게 사들이는 등 총 순매수(9백26억원)의 66%인 5백17억원어치를 IT주로 채우는 왕성한 식욕을 과시했다. ◆1,000 돌파 선봉장 될까 전문가들은 글로벌 IT경기가 상반기 중 바닥을 칠 것이란 예상과 달리 IT주의 실적이 빠른 속도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강세의 이유로 꼽았다. 노근창 동원증권 연구위원은 "1월 휴대폰 내수판매량이 예상보다 40만대나 많은 1백64만대에 달하는 등 휴대폰 출하량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영훈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의 1월 휴대폰 판매량은 월별 기준 사상 최대치에 달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반도체 부문도 바닥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민희 동부증권 연구위원은 "전세계 반도체 초과 재고가 지난해 3분기 16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4분기에는 10억달러로 38.3%나 급감했다"고 밝혔다. 디스플레이쪽에선 한국 업체들의 상대적인 선전이 돋보인다. 구희진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이달 초 일본 후지쓰가 PDP사업 포기를 선언하는 등 PDP와 LCD의 가격 하락으로 업계 구조조정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며 우리 기업들의 시장지배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 연구위원은 "IT 대표주들의 주가 전망이 매우 밝다"며 "IT주가 1,000포인트 시대를 앞당기는 선봉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