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중형세단 최후 승자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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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연초부터 강력한 상대를 만났다.
르노삼성의 뉴SM5가 쏘나타가 독식하다시피하던 중형 세단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것. 게다가 SM5는 전성기 시절 현대차의 쏘나타에 필적할 정도로 인기를 모으면서 폭넓은 브랜드 로얄티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와 달리 스포츠 레저차량(SUV)의 퇴조와 세단의 강세가 점쳐지는 시장 변화도 경쟁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토종 기술과 글로벌 제휴 격돌
쏘나타에는 현대차가 글로벌 프로젝트로 개발한 세타 엔진이 장착됐다.
최고 출력이나 토크 모두 뉴SM5에 장착된 직렬 4기통 SR-Ⅱ 엔진을 다소 능가한다.
공인 연비는 미세한 차이지만 SM5가 0.1㎞ 앞선다.
안전성은 쏘나타가 사이드 커튼에어백을 채택한 점이 다르지만 둘 다 별(★) 5개로 만점을 받았다.
다만 쏘나타에는 최근 보편화 추세로 자리잡고 있는 ESP(차량자세제어장치)를 옵션으로 선택하도록 한 반면 뉴SM5에는 아예 사양 자체로도 채택하지 않았다.
국내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차체 크기에서는 너비가 45㎜ 넓은 쏘나타가 유리하다.
차체 길이는 뉴SM5가 95㎜ 길지만 뒷라인으로 갈수록 가파르게 떨어지는 디자인 때문에 뒷좌석 탑승자가 답답하게 느낀다는 게 현대차측의 주장이다.
대신 SM5는 운전자가 체감하는 편의장치에 상당히 배려했다.
충돌강도에 따라 터지는 압력이 달라지는 스마트 에어백과 스마트카드 시스템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확연히 다른 외관은 개인의 스타일링 선호도에 따라 평가가 엇갈리겠지만 엔진출력과 연비,안전성,편의사양을 종합한 평가에서는 우열을 가리기가 결코 쉽지 않은 셈이다.
게다가 가격도 뉴SM5가 1천7백70만∼2천1백10만원,쏘나타가 1천7백98만∼2천2백39만원으로 차이가 없다.
◆수입차와도 진검승부
현대차의 쏘나타가 글로벌 브랜드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절치부심 끝에 내놓은 야심작이라면 뉴SM5는 글로벌 브랜드로서 입지를 다진 닛산차의 변형된 국내 모델.이들 국산차가 수입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혼다의 베스트셀링 모델 어코드를 뛰어넘을지도 관심거리다.
특히 쏘나타 2.4의 경우 혼다를 타깃으로 삼고 있고 사양이 다르긴 하지만 SM7 2.3모델도 스포티한 주행성능과 수입차를 능가하는 편의장치를 갖추고 있다.
더 이상 수입차와 국산차를 구분하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품질 격차가 좁혀졌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국산차의 가격대비 효용과 수입차의 브랜드 프리미엄으로 경쟁 포인트가 압축됐다는 설명이다.
차마다 장단점이 있는 만큼 마케팅 전략에 따라 승부가 가려질 것이란 예상에 따라 자동차 메이커들은 사활을 걸고 시장 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배기량 2천cc급 자동차는 시장 규모가 큰 만큼 세계적으로도 경쟁이 가장 치열한 세그먼트"라며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업체간 일진일퇴의 공방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