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 제치고 소비대국 1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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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주요 원자재와 공산품 거의 모든 품목에서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소비대국으로 떠올랐다고 미국의 지구정책연구소(EPI)가 16일 밝혔다.
EPI에 따르면 중국은 5대 원자재 중 석유를 제외한 곡물 육류 석탄 철강 소비에서 미국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또 TV 냉장고 휴대폰 등 주요 공산품 소비에서도 미국을 추월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은 3대 곡물 가운데 쌀과 밀 소비에서 미국을 앞섰으며,옥수수 소비는 미국을 따라 잡고 있다.
육류 소비는 6천3백만t(2004년 기준)으로 미국의 3천7백만t보다 훨씬 많았다.
산업화의 주요 척도로 꼽히는 철강 소비량도 중국은 2억5천8백만t(2003년 기준)으로 미국의 1억4백만t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석유 소비는 10배 가까이 많은 자동차를 보유한 미국이 중국보다 3배 앞서고 있지만 중국의 석유 소비는 최근 5년간 1백% 이상 증가하며 일본을 따라 잡았다.
같은 기간 미국의 석유 소비는 15% 증가에 그쳤다.
또 다른 에너지원인 석탄 소비는 중국이 미국을 40%가량 앞질렀다.
석탄은 중국 에너지 소비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비료 사용량 역시 중국이 미국의 두 배에 달했다.
EPI는 이처럼 높은 중국의 원자재 수요 때문에 주요 품목의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물론 화물 운임까지 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산품 소비에서도 중국은 괄목할 만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의 휴대폰 사용대수는 2억6천9백만대로 미국의 1억5천9백만대를 이미 앞질렀다.
자동차 보유대수는 2천4백만대로 2억2천6백만대에 달하는 미국보다 훨씬 뒤져 있지만 최근 2년간 판매대수가 두 배로 늘어나는 등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PC 사용대수 역시 28개월마다 두 배로 늘고 있어 미국을 따라잡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 연구소는 현재 중국의 1인당 소득이 미국의 7분의 1에 불과하기 때문에 중국인의 소득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소비가 급증할 여지가 많다고 지적했다.
EPI의 레스터 브라운 소장은 "중국은 더 이상 개발도상국이 아니라 경제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신흥 경제대국"이라며 "중국이 소비에서 미국을 제친 것은 세계 최고의 경제대국으로 가는 또 다른 이정표로 평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일본과 함께 미국채 최대 보유국인 중국이 세계 다른 지역에서의 원자재 개발 등에 돈을 쓰기 위해 미 국채 투자를 줄일 경우 미국 경제가 곤경에 빠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