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동산거품 우려 커진다

미국의 주택시장이 예상보다 강한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역 주택가격에 거품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17일 미 하원 금융위원회에 출석,"미국 일부 지역 주택가격에 거품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의 주택담보대출(모기지론) 업계가 방만한 투자로 금융시장에 위기를 몰고 올 수 있기 때문에 규제를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특히 정부가 보증하는 미국 2대 모기지론 전문 금융회사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방만한 운용을 지적하면서 "이들이 파산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경고했다. 그린스펀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 주택시장의 거품논쟁과 관련해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미국의 주택시장은 상대적 저금리에 따른 모기지론 급증 등의 영향으로 예상보다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1월 신규 주택착공 건수는 전달 대비 4.7% 늘어난 2백15만9천채(연율 기준)로 21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당초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치는 1백93만채였다. 1월 건축허가도 2백10만5천채로 전달 대비 1.7% 증가했다. 주택가격 역시 강세를 유지,미국의 평균적인 단독주택의 경우 지난해 4분기 가격이 1년 전에 비해 8.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는 미국 주택가격 거품이 심각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그린스펀 의장도 의회에서 주택가격 버블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거품현상이 미 전역의 부동산 시장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주택시장이 거품붕괴와 비슷한 현상을 맞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과거에 그랬듯이 전체 가격이 낮아질 수도 있지만 특별한 문제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하원 금융위원회에서도 전날 상원에서와 마찬가지로 현재의 장기금리 수준이 낮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