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버린, LG주식 대량 매입] 경영개입 운운…시세차익 노린듯

소버린자산운용이 LG그룹의 지주회사와 간판 계열사 주식을 각각 5%이상 대량 매입한 것으로 밝혀져 그 파장이 주목된다. 소버린은 특히 주식취득 목적을 '지배권 관련'이라고 명시한 데다 ㈜LG 및 LG전자 지분의 추가매입 의사까지 분명히 했다. 증권업계는 ㈜LG와 LG전자의 지분구조를 감안할때 소버린이 M&A(인수합병)를 할 가능성이 희박한데도 지배권을 거론하고 나선 것은 시세차익을 위한 노림수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영권분쟁 가능성은 희박 소버린은 18일 지분보유 목적과 관련,'회사의 지배권 취득 또는 지배권에 대한 영향력 행사'라고 증권감독원에 신고했다. 또 임원을 임명하거나 직접 경영에 참여할 계획은 없지만,주주에게 이익이 된다고 판단될 경우 권리를 행사할 것이라는 점도 밝혔다. "이사회에 대해 주주로서 지원과 협력을 제공하고,필요한 경우 이사회에 권고하거나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경영에 참여할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게다가 지분 추가 취득 계획도 내비쳤다. 소버린은 오는 22일까지 ㈜LG 1.11%,LG전자 0.96%를 취득키로 이미 계약을 체결했으며,시장상황에 따라 약간의 지분을 추가 취득할 의사도 있다고 말했다. 동원증권 민후식 연구위원은 "소버린이 지배권을 거론하긴 했지만 ㈜LG의 대주주 지분이 51%를 넘는 사실을 감안하면 M&A를 시도하거나 적극적으로 지배구조 개편을 요구할 가능성은 희박하며 가능하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경영권 위협속 시세차익 겨냥 따라서 전문가들은 소버린이 경영개입 가능성을 대외적으로 밝혔지만 실제로는 시세차익이 목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소버린이 지배구조 문제를 제기해 고수익을 올려온 사실을 고려할때 지주회사를 출범시켜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정착시킨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LG그룹주를 겨냥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민후식 연구위원은 "현실적으로 경영권 확보가 어려운데도 추가 취득 가능성까지 흘리고 있는 것은 시장에 영향을 미쳐 주가를 띄우기 위한 포석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소버린이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LG전자의 기술혁신과 역량강화를 높이 평가한 것도 주가 부추기기의 일환이라는 시각이 강하다. LG투자증권 구희진 연구위원은 "LG전자는 가전 의존적 구조에서 벗어나 휴대폰 등 DDM(디스플레이 디지털 미디어)쪽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며 주요 IT기업 중 올해 유일하게 수익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점이 소버린의 투자의욕을 부추겼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어쨌든 소버린의 2대주주 등극은 증시에서 LG그룹주에 대한 평가를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명도가 높은 소버린이 1조원에 달하는 거금을 투입해 대량 매집했다는 소식만으로도 국내외 투자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