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아톤'으로 스타덤에 오른 배우 조승우


영화 '말아톤'과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로 톱스타반열에 오른 배우 조승우(25)가 차기작으로 뮤지컬 '헤드윅'의 트랜스섹슈얼(성전환자)역을 택했다.


이 작품은 오는 4월12일부터 6월12일까지 대학로의 라이브극장에서 국내 초연되는 소형뮤지컬이다.
21일 현재 관객 3백60만명을 돌파해 "공공의 적2"을 누르고 올해 최고 흥행작이 된 '말아톤'과 최근 전석 매진으로 막내린 '지킬 앤 하이드'의 주역으로는 이례적인 출연이다.


숱한 대작 상업영화와 뮤지컬의 출연 요청을 뿌리치고 이 작품을 선택한 것은 그가 아직 젊은 데다 인기에 연연하지 않는 배우가 되려는 생각 때문이다.


"초심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누구에게나 익숙한 것은 하고 싶지 않고 재미도 없어요. 이기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을 관객도 같이 좋아했으면 합니다."
그는 대중의 취향을 좇지 않고 자신의 취향에 대중이 따라오도록 만드는 배우다.


2000년 영화 '춘향뎐'의 몽룡 역으로 데뷔한 그는 멜로 '클래식'의 순수한 청년,스릴러 'H'의 연쇄살인마,액션 '하류인생'의 타락해 가는 영혼으로 거듭 변신했다.


'말아톤'의 정신지체 장애인 초원 역도 사실 배우와 배역을 동일시하려는 관객들 때문에 톱 스타들이 맡기를 꺼리는 배역이다.
2000년 '의형제'로부터 시작된 그의 뮤지컬 이력은 '지하철1호선''카르멘''명성황후' 등으로 다채롭다.


"새로운 배역으로 늘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픈 욕심에서 늘 모험을 추구했어요. 무대 위에서 노래와 연기로 관객들을 환상의 세계로 인도하는 뮤지컬은 영화만큼이나 애착이 가는 장르입니다. 특히 관객의 반응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연기에 신선한 자극제가 되거든요."


일곱번째 뮤지컬 출연작인 '헤드윅'에서 그가 맡을 주인공은 록가수이자 성전환자로 가창력과 연기력이 함께 요구되는 배역.미군과 사랑에 빠진 동독 출신의 소년이 결혼을 위해 성전환 수술을 받지만 버림받은 뒤 록가수의 꿈을 키우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내용이다.
단국대 연극영화과 휴학 중인 그는 올 봄 복학해 학사과정을 마칠 계획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