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제약업계 M&A 열풍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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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제약업계에 인수합병(M&A)열풍이 거세지고 있다.
유럽 4위의 제약업체 노바티스(스위스)는 21일 독일의 제네릭의약(카피약:특허만료된 의약품의 복제품)업체 헥살과 헥살의 미국 계열사 에온 랩스의 지분(67.7%)을 84억달러에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일본 2위의 산쿄와 6위의 다이이치제약도 오는 10월까지 합병할 뜻을 밝혔다.
이밖에 화이자,머크등 미국의 대형 제약업체등도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올해 중소형 제약회사 인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노바티스,최대'카피약'업체 부상=노바티스는 헥살을 인수함으로써 이스라엘 테바를 누르고 연 매출 51억달러 규모의 세계 최대 카피약 제조업체로 부상했다.
노바티스는 헥살을 오스트리아에 있는 자사 카피약 사업부 산도즈와 합병시킬 계획이다.
전통적으로 제약업계와 카피약 업계는 서로 배타적인 관계였으나 노바티스의 경우 산도즈를 자회사로 거느리며 일찌감치 이 분야에 관심을 가져왔다.
현재 카피약업계는 급성장하고 있다.
예산 압박에 시달리는 의료업계가 성분은 똑같고 가격은 훨씬 싼 카피약 쪽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노바티스는 2010년까지 이 분야의 시장 규모가 1천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본 제약업계도 짝짓기 활발=일본 제약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외국 대형 제약업체의 매수 움직임에 맞서 짝짓기를 통한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산쿄와 다이이치제약이 지난 주말 합병 논의 중이라고 밝힌 것 이외에 지난해 합병을 선언한 4,5위의 야마노우치제약과 후지사와약품은 오는 4월 중 합병회사를 출범시킨다.
일본 제약업체들은 뛰어난 연구개발(R&D)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아 대형 외국 제약사들의 인수 목표물이 돼 왔다.
스위스 제약업체 로셰홀딩스는 이미 추가이제약을 인수했고,미국의 머크는 반유제약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 같은 외국제약회사의 인수 움직임에 맞서서 일본 국내업체간 M&A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내년에 상법 개정으로 해외 제약업체의 일본 기업 인수 요건이 완화되면 일본 제약업계의 M&A는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신약개발 비용 상승 등이 M&A 촉발=제약업계의 M&A 바람은 대형 제약업체 대표 상품들의 잇따른 특허권 만료와 신약 개발 비용 상승 등에 기인한다.
최근 대형 제약업체들은 매출 성장을 뒷받침할 만한 신약 개발에 부진했고,소형 바이오테크 회사들과의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이 공백을 메워왔다.
그러나 제약사간 경쟁 심화로 라이선스 비용이 증가하자 이들 회사의 직접인수에 나서고 있다.
또 중소제약 업체들은 10억달러 이상의 엄청난 신약 개발비용으로 인해 점점 더 홀로서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화이자 머크 등 미국 제약업체가 올해 일시적 세금 혜택으로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게 된 것도 제약업계 M&A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올 한해 미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순익에 대해 통상적인 35%가 아니라 5.25%의 세금을 부과하도록 허용했는데 이로 인해 화이자는 3백80억달러,머크는 1백50억달러의 추가 현금을 보유하게 될 전망이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