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P고지 목전서 '악재 점검'

1,000포인트 돌파를 눈앞에 뒀던 종합주가지수가 22일 10포인트 이상 하락하며 조정을 받았다. 그동안 수요가 공급을 압도했던 수급 사정 호조에 가려 무시됐던 악재들이 '주가 네 자릿수' 개막에 앞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시키는 양상이다. 전날엔 대규모 프로그램 매물이 발목을 잡더니,이날은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며 비교적 큰 조정을 몰고 왔다. 미수금도 2년10개월 만의 최고치에 올라 매물부담을 지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승 추세는 변함없지만 지수 1,000 고지를 앞두고 여러 악재들이 고개를 들고 있어 일정기간 조정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고개드는 악재들 이날 주가 하락은 원·달러 환율 급락으로 촉발됐다. 환율이 1천6원선까지 떨어지면서 주가가 낙폭을 키우는 양상이 두드러졌다. 환율 급락이 증시가 가장 싫어하는 변동성을 확대시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환율보다 기관의 매도 전환을 더 큰 이유로 꼽고 있다. 특히 950을 넘어선 설 연휴 이후 연기금의 매도 전환이 두드러진다. 상승장의 주역이던 연기금은 이달 둘째주 8백62억원어치를 팔며 매도세로 전환하더니 이번주 들어선 불과 이틀(21∼22일) 동안 2천7백83억원어치를 처분하며 조정을 주도하고 있다. 이윤학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연기금들이 주가가 크게 오르자 몇년 전부터 보유하고 있던 이른바 '썩은 종목'들을 대거 처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수금이 2년10개월 만의 최대 규모로 치솟은 점도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웠다. 미수금잔액은 지난 18일 현재 1조1천4백84억원으로 지난 2002년 4월 이후 가장 많다. 이는 99년 지수 1,000 돌파 때 미수금(5천억원대)의 2배에 달한다. ◆상승추세는 지속될 전망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이 그리 깊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위원은 "1,000 돌파를 앞두고 필요한 조정이 나타나고 있으며 상승 추세가 크게 훼손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과 개인투자자들이 매수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수가 950을 돌파한 이후 9일 연속 1천억원 안팎의 대규모 순매수로 시장에 안정감을 주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적립식펀드가 든든하게 증시를 받쳐주고,외국인이 고점을 높여나가고 있기 때문에 950∼960에서 지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위원은 "1,000 돌파를 위한 선조정 과정이 일어나고 있으며,조정을 거치고 나면 중장기적인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본격적인 재상승을 위해선 일정 기간 조정이 필요할 것이란 진단이다. 이정호 미래에셋 리서치센터장은 "세계경제지표와 우리 기업들의 올 1분기 실적에 대한 불투명성이 확인될 때까지는 박스권 조정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