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신입사원에게‥김신배 < SK텔레콤 사장 >

어려운 취업 관문을 뚫고 사회에 첫발을 디딘 여러분께 진심으로 축하를 드립니다. 여러분을 바라보면 저의 꿈 많던 신입사원 시절이 생각나는군요. 저에게 직장의 선배로서 도움이 될만한 얘기를 해달라고 한다면,이런 얘기를 해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제가 꼭 그렇게 살아온 것은 아니지만 돌이켜 보니 그때 누군가 내게 이런 말을 해주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어 몇 가지 말씀 드립니다. 우선 맡겨진 일이 아무리 작더라도 성실하게 온 정성을 기울이십시오. 상사는 일을 잘 하는 사람에게 일을 맡기고 싶어합니다. 성과를 내야 하는 상사의 입장에서는 잠재력을 알 수 없는 신입사원에게 큰일을 맡기기보다는 일단 작은 일을 주고 지켜보지요. 그럴때 '내가 겨우 이런 일을 하려고 힘들게 공부한 게 아니다'며 소홀히 한다면 정작 실력을 발휘할 기회는 영영 오지 않을지 모릅니다. 작은 일을 계기로 신임을 얻게 된 사람에게는 계속 일이 갈 것이고,그 사람의 역량은 해를 거듭할수록 커질 것입니다. 일이 사람을 키운답니다. 회사가 필요로 하는 것은 학력(學歷)이 아니라 학력(學力)이지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성실입니다. 성실이 결여된 그 어떤 역량이나 야망도 그 자신은 물론 조직이나 사회를 위해 결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둘째,자신만의 강점을 개발하십시오. 소위 멀티플레이어의 시대라고는 합니다만 능력이 비슷한 사람끼리의 경쟁이라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자신만의 강점 하나는 개발해 둬야 합니다. 괴테가 그랬다지요. 천재와 범인(凡人)의 차이는 집중력에 있다고. 한 줌의 빛도 집속(集束)해 레이저빔을 만들면 다이아몬드도 절삭할 수 있는 이치겠지요. 마지막으로 리더가 되고자 한다면 사고의 틀과 차원을 높이고 인격을 닦아야 합니다. 가장 어려운 것이고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릇의 용도나 모양은 다를지라도 모든 그릇은 그 크기만큼 담을 수 있습니다. 경영은 판단의 연속입니다. 매번 의사결정이 필요할 때마다 기준을 고민할 수도 없고,그 결정들간에 일관성과 원칙이 없다면 큰 혼란을 야기합니다. 따라서 사람들에게 설득력 있는 보편적 가치에 근거한 일관된 원칙이 필요한데,그러려면 평소에 높은 뜻을 세우고,작은 결정을 내릴 때도 깊이 생각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얼마전 영화 '알렉산더'에서 그의 무술사부가 어린 왕자를 혹독히 가르치며 한 말이 떠오릅니다. "King is not born,but made." 신입사원 여러분,꿈을 크게 갖고,꾸준히 준비해 각자의 길에서 행복하고 성공된 삶을 이루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