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韓銀쇼크'] 中企·벤처업계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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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23일 장중 한때 1천원 이하로 떨어지는 등 급락세가 이어지면서 수출비중이 높은 중소.벤처기업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삼성 LG 현대자동차와 같은 대기업들은 환율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부품단가 인하나 상대적으로 값싼 해외부품 조달로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사정이 다르다.
환손실을 다른 곳에 전가할 곳도 마땅찮고 자금사정 역시 늘 빠듯한 형편이기 때문이다.
수출 중소기업들은 원·달러 환율이 적정 수준은커녕 손익분기점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으로 떨어지자 속수무책인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지난해 환율급락을 반영,단가조정 및 원가절감 노력 등을 통해 올해 사업계획을 마련했지만 최근 급락세가 지나치게 가팔라 이를 다시 수정해야 하는 처지에 몰려 있다.
특히 수출경쟁국에 비해 올 들어 환율하락(원화절상)폭이 훨씬 큰데다 원자재 가격마저 상승추세여서 일부 중소기업들은 더이상 출혈 수출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라며 비명을 지르고 있다.
원화는 올들어 일본엔화에 대해 5%이상 절상됐다.
벤처들도 내수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특성상 환율급락은 채산성을 악화시키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청은 수출금융을 긴급 지원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삼중고에 신음하는 수출 중기=가장 타격이 큰 업체들은 원자재는 원화로 구입하면서 수출대금은 달러로 받는 수출 중소기업들이다.
인천 남동공단에 있는 자동차부품업체인 A사의 김모 이사는 "올해 모든 원가를 환율 1천30원 수준에 맞춰 책정하고 있으나 이마저 무너진 데다 대기업들로부터 원화로 납품받는 알루미늄 플라스틱 등 원자재 가격이 올 들어서도 8∼10%가량 올라 채산성을 도저히 맞추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게다가 발주업체들이 원가절감 명목으로 올해도 3%가량 납품단가를 인하했다"며 "환율급락과 원자재가 상승,납품단가 인하 등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지난해 환율급락 타격으로 유로화 결제를 늘리고 환변동보험에 드는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했으나 급락속도가 빨라 난감한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벤처,대책 마련 부심=MP3플레이어업체인 레인콤은 환율이 급락하자 이번주 금요일 임원회의를 열고 올 사업규모 재조정 등의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올해 적정환율을 1천50원으로 예상하고 매출액 7천8백억∼8천억원으로 사업계획을 수립했으나 환율급락에 따라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디지털 셋톱박스를 수출하는 휴맥스는 올초 사업계획에서 환율을 1천원으로 잡고 매출액을 5천5백억∼6천억원으로 잡아놓은 상태다.
이 회사는 원화환율 하락과 관련해 생산거점을 중국 폴란드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으며 경비절감을 위한 내부 원가혁신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수출금융 4백억원 긴급 지원=중소기업청은 환율급락으로 어려움에 처한 수출 중소기업들을 돕기 위해 상반기 중에 수출금융 4백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수출품 생산비용과 원부자재 조달비용으로 업체당 최고 20억원까지 지원해줄 방침이다.
이 자금은 중소기업진흥공단 지역본부를 통해 24일부터 신청받기로 했다.
중기청은 11개 지방중소기업청에 설치돼 있는 '중소기업 수출지원센터'를 통해 24일부터 환율변동에 따른 애로사항을 컨설팅해 주기로 했다.
이계주·송태형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