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도입 일정 윤곽...정원 축소.확대 논쟁

2008년 도입되는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에 대한 사법개혁추진위원회(이하 사개추위)의 세부 추진일정이 23일 윤곽을 드러냈다. 사개추위는 오는 4월까지 관련법안을 마련하고,내년 3월부터는 대학들의 인가신청을 접수키로 잠정 결정하는 등 로스쿨 도입 실무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특히 초미의 관심사인 로스쿨 정원을 올 12월까지 확정하기로 돼 있어 이를 둘러싼 법조계와 법학계(대학)간 힘겨루기도 갈수록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전국 97개 대학 법대학장들이 '법학교육 개혁을 위한 전국교수연합'을 결성,로스쿨 인가조건 완화와 정원확대를 강력히 요구키로 결의하는 등 '압력단체'로서의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는 변호사 배출인원 최소화라는 공통이익이 걸린 대한변호사협회(변협)와 재조(검찰 법원)의 입장과는 상반되는 것. ◆'목소리 내기' 본격화=로스쿨 정원은 로스쿨을 인가받는 대학수와 직결된다. 특히 로스쿨 인가 여부는 각 대학의 이미지나 위상,나아가 학부의 존폐문제와도 연결되는 사안이다. 따라서 구체적인 기준이 제시되기 전인 향후 10개월 동안 어느 때보다 이익을 관철시키려는 집단실력행사가 첨예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로스쿨 정원이 교육부 장관과 법원행정처장,법무장관,대한변협회장,한국법학 교수회장의 협의형식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변협 신임회장으로 선임된 천기흥 변호사는 이미 취임 이전부터 협회구성원의 이익수호를 후보공약으로 내세우는 등 강력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변협의 입장은 전체 정원이 1천5백명선을 넘어서는 안되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미 변호사 시장이 생존문제를 위협할 정도로 포화상태에 있다는 이유에서다. ◆'3천명은 돼야'=대학들은 로스쿨의 입학 정원을 한해 2천5백∼3천명 수준으로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변협과는 큰 차이가 있다. 법조계의 주장대로 1천5백명선이 될 경우 10여개 대학 외에는 로스쿨을 세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서울대 등 수도권 5개,부산대 등 지방 거점 국립대 5곳을 제외한 90여개 법과대학은 사실상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건국대 법대 한상희 교수는 "현재 법대 전임교수의 수,로스쿨의 교수 1인당 적정 학생의 수 등을 감안했을 때 정원은 3천여명이 적합하다"며 "국가나 법조인이 정원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법학계는 이 같은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지난 18일 전국 97개 대학 법과대학장 긴급회의를 소집,'법학교육 개혁을 위한 전국 교수연합'을 발족시키고,서명운동을 벌이기로 합의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관우·김현석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