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여만에 1000 찍던 날 증시 표정] 140개 종목 신고가

서울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 1층 전광판. 25일 오전 9시5분50초쯤 종합주가지수가 네 자릿수로 탈바꿈했다. 전날보다 13.16포인트 오른 1,000.26이란 숫자가 선명하게 새겨진 것. 장중 기준으로 지난 2000년 1월11일(1,005.87) 이후 무려 5년45일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전광판은 온통 상승을 알리는 붉은색 일색이었다. 지수가 1,000을 넘어선 순간 거래소시장 전체 6백85개 종목 가운데 4백86개 종목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52주(1년) 신고가를 경신한 종목들도 속출했다. 9시30분께 80여개에 머물던 신고가 종목은 장 중반 1백개를 넘어섰으며,총 1백40개 종목이 신고가 기록을 갈아치운 채 거래를 마쳤다. 일부 증권사 객장에선 고객들이 증시 1,000포인트시대 진입에 고무된 듯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하지만 5년1개월여를 기다려온 지수 1,000포인트시대는 '10초 동안의 행복'에 만족해야만 했다. 이날 지수는 오전 9시6분을 넘어서자 1,000선 아래로 밀려나 결국 996.95로 마감됐다. 증권사 한 직원은 "몇 년 만에 찾아온 지수 1,000포인트라 그 모습을 찍고 싶었는데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도 전에 사라지더군요"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증권사 입사 후 처음으로 지수가 1,000을 돌파하는 모습을 봤다는 이훈희 메리츠증권 강남지점 주임은 "처음으로 맞는 네 자리 지수라 느낌이 남다르다"며 "시장의 체력이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