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산업으로 거듭나야] 2부 - (2) 한국형 産學硏클러스터 이끈다

#1.경기도 안산시 사1동 1271번지. 한양대 안산캠퍼스내 왼쪽 10만평의 광할한 대지 곳곳에선 대규모 공사가 한창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산업기술시험원은 각각 2단계 확장공사를 벌이고 있다. 한국전기연구원 전기시험연구소 건물도 터파기에 들어갔다. 오는4월께는 LG그룹의 전자부품 연구센터가 기공식을 갖는다. LG이노텍과 LG마이크론이 함께 짓는 이 연구소는 중앙연구소급으로 두 회사의 연구인력 1천여명이 근무한다. 대기업이 핵심 연구개발(R&D)을 수행하는 중앙연구소를 대학내에 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한양대 안산캠퍼스 3∼4학년 학생 5백22명은 지난해 한국표준협회에서 실시한 '6시그마(제품 1백만개 중 3∼4개 이하로 불량품을 줄이자는 품질개선운동)' 인증시험에 응시,4단계 중 1단계인 '그린벨트(GB)' 자격증을 따냈다. '학·연·산 클러스터 교육프로그램'을 이수하기 위해 필수 기초 과목인 '6시그마'를 들은 덕택이다. 한양대는 현재 한국표준협회 전문 강사를 겸임교수로 초빙,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일반기업 부장이 될 때 취득하는 2단계 '블랙벨트' 과정도 개설한다. 이들이 졸업 후 취업한다면 기업 입장에선 재교육 비용이 크게 절감되는 셈이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중국의 중관춘,핀란드의 울루 테크노파크처럼 기업 대학 연구소가 한곳에 모인 '학·연·산 클러스터'가 한국에서도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그것도 정부가 아닌 민간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한양대 안산캠퍼스가 바로 그 주역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산업기술시험원,한국전기연구소 등 국책연구소와 LG이노텍·마이크론 전자부품연구센터 등 민간연구소,독일 프라운호퍼연구소와 일본 TAMA(수도권 전자부품연구단) 등 내로라하는 외국연구소가 캠퍼스 내에 집결하고 있다. 이들 연구소가 완공되거나 확장되는 2007년께면 교수 3백여명 외에 박사급 연구원 1천여명이 이곳에 상주하게 된다. 한양대가 특성화를 위해 지난 97년부터 캠퍼스 내 부지 10만평을 기업 연구소 등에 무상으로 임대해 주고 클러스터를 조성한 결과다. 캠퍼스 내 들어선 경기테크노파크에는 이미 70여개,창업보육센터에 40여개 등 1백여개 기업이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7천여개 중소기업이 입주한 반월·시화단지도 학교에서 5분 거리에 있다. 대학,연구소,기업이 물리적으로 결합돼 있는 것. 한양대는 이제 이들 3자간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기업 니즈에 맞는 교육과 연구 인력 공급 등이 이 클러스터 내에서 원스톱으로 이뤄지도록 시도하고 있다. 2003년 2학기부터 시작한 '학·연·산 클러스터 교육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올 1학기에만 1천8백29명의 학생이 참여한다. 이 프로그램은 현장형,R&D 중심형,창업 중심형 등 8가지 교육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강의는 교수와 겸임교수로 임명된 입주 연구소 연구원,산업체 실무진 등이 현장의 경험을 학생에게 전수하는 '옴니버스' 형식으로 진행한다. 겸임·연구 교수만 2백여명에 달한다. 입주기업 연구원이 학생을 가르치는 것처럼 대학(원)생과 교수가 입주 기업이나 연구소에서 공동 연구하는 것도 일상화돼 있다. 졸업한 뒤 실습한 기업에 취직하는 학생도 매년 1백여명에 달한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