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선진경제 위해 성장률 회복부터

羅城麟 지난 주 필자가 한국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참여정부 2년은 '잃어버린 2년'이었다고 한 말이 여러 언론에 크게 보도되면서 이 평가에 대한 찬반양론이 분분했다. 그러나 그 날 발표의 주제는 '한국경제 재도약을 위한 과제'였고 필자도 이 과제를 제시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언론의 속성상 이 말이 전면에 부각됐던 것 같다. 물론 참여정부 2년이 모두 헛된 것은 아니었다. 고비용 정치제도의 개선,권위주의의 완화와 같은 정치·사회분야의 제도 개선 노력이 있었고 경제분야에서도 신용불량자 대책,통합도산법,자유무역협정(FTA) 확대와 같이 구조조정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여정부 2년간의 국정운영은 이런 단편적 업적들을 간단히 날려버릴 정도로 전체적으론 실망스런 것이었다. 높은 가계부채,북핵위기, 여소야대 정국과 같은 불안한 초기 여건에도 불구, 경제안정화보다는 정치·사회적 틀 바꾸기에 집착한 첫 1년간의 아마추어적 국정운영은 우리 사회를 극도의 혼란에 빠뜨렸고 이것이 원래 5.7% 목표였던 경제성장률을 3.1%로 떨어뜨렸다. 탄핵기각 후 반전의 기회를 맞았던 2년째의 국정운영도 지나치게 진보적인 4대 개혁입법의 무리한 추진으로 극심한 국론분열을 초래했고 이것이 근래 보기 드문 세계경제의 호황 속에서도 우리 경제성장률을 경쟁대상국들보다 훨씬 낮은 4.7%로 떨어뜨렸다. 이 첫 2년 간 우리 잠재능력에 훨씬 못 미치는 경제성과는 우리 성장추세선의 출발 수준을 낮춤으로써 선진경제로의 진입시기를 상당기간 늦췄다. 그 뿐 아니라 급속한 사회의 진보화, 국론분열, 분배중시 정책은 기업가정신과 우리 사회의 경제의지를 약화시켜 이미 하락 추세에 있던 성장잠재력을 더 하락시켰다. 더욱이 2019년께 본격적인 고령사회로 진입할 우리나라는 향후 10년 동안 매년 5% 이상의 경제성장을 하지 않으면 영원히 선진국이 될 수 없을 것이다. 낭비할 시간이 없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지난 2년의 빈약한 경제성장과 성장잠재력의 하락은 잃어버린 2년과 다름없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경제에 여전히 희망은 있다. IMF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세계적 기업으로 발돋움한 우리 기업의 경쟁력과 우리 국민의 높은 교육열에 정부의 경제활성화·선진화 의지만 추가된다면 기업투자가 살아나면서 빠른 시간 내에 회복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보다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해선 하락 추세에 있는 잠재성장률을 높여야 한다.이를 위해선 잠재성장률에 영향을 미치는 노동·자본의 양,노동·자본의 질을 높여야 한다. 노동의 양을 늘리기 위해선 출산을 장려하고 고령자·여성인력의 활용, 젊은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여야 한다. 자본의 양을 높이기 위해선 저축률과 투자율이 증가하도록 해야 하고 외국자본의 유치를 확대해야 한다. 노동의 질을 높이기 위해선 하향평준화 교육제도를 보완하고 경쟁을 강화해야 하며, 모든 사람이 실직하게 되면 곧바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평생학습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자본의 질을 높이기 위해선 기술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구조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이외에 선진국에 비해 뒤처져 있는 IT·BT·ET를 포함한 신성장산업과 금융·교육·의료와 같은 지식기반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선 이 부문의 개방이 필요하다.중요한 것은 이러한 미래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있어서 정부가 주도하기보다는 정부는 여건만 조성하고 시장 기능에 맡겨야 한다. 21세기 개방화·국제화 시대엔 어느 국가도 홀로 살아갈 수 없고 국제경쟁을 피할 수 없기에 자유무역협정과 지역경제협력 확대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치열한 기업가 정신,높은 교육열,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몇몇 제조업과 IT산업,연구개발과 같은 우리의 강점을 극대화하고 빈약한 원천기술개발,취약한 중소기업,불안한 노사관계, 비효율적 정부와 같은 우리의 약점을 보완하는 것이 시급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