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업체는 내 친구] 금호아시아나그룹 … 결제대금 전액 현금지급
입력
수정
금호아시아나항공은 이달부터 1천여개 협력업체에 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한다. 내수부진과 금융권 자금조달 여건 악화로 협력업체들이 겪고 있는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아시아나항공은 그동안 △5백만원 이하 현금지급 △5백만∼1천만원 30일 어음 △1천만∼3천만원 60일 어음 △3천만원 이상은 90일 어음으로 결제했지만 이달부터는 매달 12,22일 두 차례에 나눠 현금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협력업체와의 상생 및 투명경영을 위한 구매업무 규정과 감사절차 및 위임절차 등 구매시스템 전반에 관한 제도를 보완한 바 있다.
금호석유화학,금호타이어,금호건설 등 다른 계열사들도 어음결제기간을 단축하고 현금지급 비중을 확대해 그룹의 상생경영 실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강력하게 펼치고 있는 선물안받기 운동도 상생경영의 일환이다. "상생경영의 출발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선물을 받지 않는 것"이라는 게 최고경영진의 확고부동한 의지라고 금호아시아나 측은 설명한다. 실제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지난해 말 협력업체에 편지를 보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협력회사 등 업무상 이해 관계인들로부터 선물·금품 안받기운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과거의 잘못된 관행이 완전 근절될 때까지 앞으로도 이를 보다 강도 높게 지속적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추석 때는 선물수수 행위가 적발돼 금품을 제공한 협력회사와는 거래를 중단했으며 해당 직원에겐 중징계를 내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고객을 만족시키는 경영을 하려면 협력업체와의 우호관계가 중요한 데 이를 위해서는 구매와 입찰이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호아시아나는 협력업체와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기내식을 공급하는 엘에스지스카이셰프코리아의 관계가 대표적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노선별 탑승객들의 기호를 파악하고 선호도를 분석한 뒤,모든 손님들이 만족할 수 있는 기내식을 개발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엘에스지스카이셰프코리아의 조리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고 연구를 거듭한다.
엘에스지스카이셰프코리아는 아시아나항공이 추구하는 최상의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조직력을 가동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발생할 경우 즉시 양사는 정보를 공유하고 그 원인을 찾아 문제점을 해결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또 공동 시장조사와 정보공유를 통해 신제품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양사의 대표자로 구성된 합동정책결정협의체(Joint Steering Team)는 매 분기별 회의를 열고 공동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정책을 적극 협의한다. 두 회사는 또 실무 책임자로 구성되는 업무개선팀(Business Improvement Team)을 별도로 가동하는 등 유기적인 협조체제 구축에도 주력하고 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