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부실채권 인수 '군침'

올 들어 경기회복 조짐이 나타나면서 상호저축은행들이 은행들의 부실채권(NPL) 매각입찰에 적극 뛰어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경기가 본격 회복되면 해당 부실채권의 회수율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국 진흥 현대스위스 등 상위권 저축은행들은 최근 조흥은행이 약 8천억원 규모(원금잔액 기준)의 개인 부실채권을 매각할 것이라는 정보에 따라 입찰참여를 준비 중이다. 한국상호저축은행 관계자는 "조흥은행이 이미 매각 주간사를 선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흥은행에 앞서 우리은행이 오는 8일 매각할 예정인 6백억원어치의 법인 부실채권 입찰에도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 윤춘섭 기획실장도 "매각대상 채권이 설사 조(兆)단위를 넘어가더라도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뛰어들면 그다지 부담되는 수준이 아니다"며 "살 수 있는 물량이 시장에 나오면 적극적으로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상호저축은행들은 하나은행이 지난해 하반기에 실시한 부실채권 매각입찰에 '글로벌AMC'라는 컨소시엄을 구성,1천8백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사들인 적도 있다. 이처럼 저축은행들이 부실채권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부실채권투자의 수익률이 연 10%를 웃도는 데다 경기가 회복되면 수익률이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데 따른 것이다. 일례로 지난 2001년부터 부실채권 투자에 뛰어든 한국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 부실채권 투자 수익률이 연 13% 수준에 달했다. 2조원어치 규모의 부실채권을 보유 중인 A저축은행 관계자도 "보유하고 있는 채권들 가운데는 연간 수익률이 최고 15%에 이르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저축은행들이 대거 부실채권 인수에 나서면서 회수 가능성이 높은 A급 채권의 경우 낙찰가가 상승할 기미도 나타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급 부실채권의 경우 낙찰가율이 15% 정도까지 치솟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들은 부실채권투자의 수익을 높이는 방안으로 추심업무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한국상호저축은행은 최근 자체 추심인력을 1백70명까지 늘렸고 솔로몬상호저축은행의 경우 약 5백명이 근무 중인 추심전문 계열사 솔로몬신용정보를 통해 적극적인 채권회수에 나서고 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