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유發 먹구름 몰려오나..40弗넘어 연일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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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도입 원유량의 78%(작년 기준)를 차지하는 두바이유 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가 행진을 벌이고 있어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는 국내 경기에 강력한 '복병'으로 떠올랐다.
두바이유와 함께 세계 석유시장의 대표 유종(油種)인 WTI(미국 서부텍사스 중질유) 현물 가격이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며 유가의 고공행진을 주도했던 작년과는 반대로 올해 들어서는 국내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두바이유가 출렁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WTI에 비해 두바이유가 더 가파른 속도로 상승,작년 10월 한때 배럴당 17달러 이상 벌어졌던 두 유종의 가격간 '디커플링(탈동조화)'현상이 최근에는 정 반대상황(역 디커플링)으로 나타나고 있다.
◆연일 뜀박질하는 두바이유
지난 1일 싱가포르 현지에서 거래된 두바이유는 전날보다 0.12달러 오른 배럴당 42.80달러에 마감,전날의 최고 가격기록을 하루만에 갈아치웠다.
반면 WTI는 배럴당 51.63달러로 전날보다 0.03달러 떨어졌다.
올 들어 배럴당 34달러대에서 시작한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1월30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총회를 앞두고 40달러대를 넘는 등 꾸준히 상승하다 2월 들어서는 10일까지 배럴당 37∼38달러선에서 안정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달러약세 영향과 오는 16일 OPEC 총회를 앞두고 일부 산유국들이 감산 가능성에 대한 발언들을 쏟아내면서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달 11일 이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작년 10월20일 17.64달러까지 벌어졌던 WTI와 두바이유 가격차는 절반 수준인 8.83달러까지 좁혀졌다.
구자권 석유공사 해외조사팀장은 "통상적으로 두바이유와 WTI간 가격격차는 배럴당 3∼5달러 수준이었던 만큼 두 유종간 격차 축소는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도 "국내 경제에 영향이 큰 두바이유 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 가격차가 줄어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유가전망 수정 불가피
정부는 두바이유 가격이 올해 배럴당 33∼35달러에서 안정될 것이라던 당초 전망이 완전히 빗나가자 당황해하고 있다.
WTI의 국내 도입물량이 전무한 만큼 지난해 WTI가 주도하던 '고유가 쇼크'에선 상대적으로 한발짝 비껴서 있었지만 상황이 뒤바뀌었기 때문이다.
올해 경제운용계획의 기준이 모두 두바이유 기준으로 맞춰져있는 만큼 두바이유 가격 오름세가 지속될 경우 운용계획의 손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달 16일 OPEC 총회 결과를 지켜본 뒤 올해 유가 전망을 대폭 수정할 계획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해외 기관들도 이미 배럴당 3∼5달러씩 올린 유가전망 수정치를 속속 내놓고 있다"며 "OPEC 총회결과를 종합해 조만간 유가전망 수정치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