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작년 영업익 2조 넘어

하이닉스와 관련,3일 호재와 악재가 동시에 터졌다. 작년 한햇동안 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 세계 메모리업체중 2위로 등극했다는 소식은 대형 호재다. 반면 미국계 메리릴린치증권이 하이닉스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해,시장을 혼란에 빠트렸다. 때마침 D램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메릴린치의 투자의견 하향소식이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하이닉스는 이날 4.6% 하락한 1만4천4백원에 마감됐다. 하지만 하이닉스가 도산직전에서 세계 2위의 메모리업체로 화려하게 부활했고,이익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서 주가반등에 무게를 두는 시각이 강한 편이다. ◆메릴린치의 평가오류(?) 하이닉스는 이날 경영실적을 공시,작년 영업이익(연결기준)이 2조2백억원으로 전년 대비 4천2백43% 급증했다고 밝혔다. 매출도 58% 불어난 6조9백억원,순이익은 2조2천억원 적자에서 1조7천2백억원 흑자로 돌아섰다고 덧붙였다. 정창원 대우증권 리서치팀장은 "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은 30%에 달하지만 경쟁 메모리업체인 미국 마이크론이나 독일 인피니언의 영업이익률은 5~10%에 불과하다"며 "D램 가격이 계속 떨어져도 하이닉스가 훨씬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메릴린치의 분석에 오류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메릴린치는 이날 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하면서 하이닉스가 D램 비중이 높은 점을 주시했다. 하지만 업계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이미 D램라인을 호황세를 타고 있는 플래시메모리 라인으로 변경하는 작업에 착수했다"며 메릴린치의 주장에 반론을 폈다. 라인을 변경하는 데 불과 40일 정도가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달 말부터는 플래시메모리 생산량이 크게 증가할 것이란 얘기다. D램 가격 하락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최근 DDR1 값이 급락하고 있으나 D램의 주력 제품이 DDR1에서 DDR2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주가 여전히 싸다 하이닉스 주가는 2003년 3월 1백25원이었다. 21 대 1 감자란 곡절을 겪기도 했다. 현 주가는 1만4천원을 웃돈다. 하지만 여전히 싸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마이크론과 인피니언 등 경쟁업체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배를 훨씬 웃돌지만 하이닉스는 3.5배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D램 가격의 변동성을 감안해 PER를 5배 정도만 적용해도 주가는 1만8천원선을 넘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정 팀장은 "미국정부가 가격 담합 여부를 조사하고 있지만 벌금부과에 대비해 수천억원의 충당금을 쌓아놓은 상태여서 큰 부담은 없다"며 "작년 실적은 하이닉스가 완전히 부활했고 앞으로 성장신화를 계속할 것이란 점을 시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