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좋은 라이벌, 실적도 좋다

'경쟁자를 미워하지 말라.' 경쟁이 심한 업종에서도 경쟁사 최고경영자(CEO)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 경제월간지 'Inc' 최신호가 보도했다. 이 잡지는 미국 텍사스오스틴대학 제임스 D 웨스트팔 교수의 연구 결과를 인용,비슷한 처지의 경쟁자끼리 협력관계를 유지하면 더 득이 된다고 전했다. 경쟁사 CEO끼리 친구가 되면 사적인 대화를 할 때도 서로를 비교하고 다양한 정보를 교환할 수 있으며 비즈니스 환경에 대해 자주 이야기를 하게 된다. 웨스트팔 교수는 "비슷한 상황에서 공통된 정보를 갖고 있으면 비슷한 의사 결정을 내릴 확률이 높아지며,이를 통해 어느 정도 불확실성을 제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한 회사가 제품 가격을 인상할 적기라고 판단했다면 경쟁사도 가격을 올릴 확률이 높아지고,이런 비공식적 협력관계가 형성되면 가격 인상에 따른 위험이 감소된다는 것이다. 웨스트팔 교수는 "CEO들이 사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면 경쟁보다는 협력을 강화하는 경향이 있으며,이는 두 회사 모두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웨스트팔 교수는 다양한 업종의 2백93개 기업의 CEO간 친분 관계에 대해 조사한 결과 치열한 경쟁관계에 있더라도 경쟁사와 비공식적인 유대관계가 깊은 기업군의 성과가 더 좋다는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또 독점 사업자가 시장을 지배할 때보다는 비슷한 규모의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을 때 CEO간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잡지는 경쟁자를 고사시키려 하는 기업들의 성과가 상대적으로 좋지 않다는 점을 경영학 연구자들이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플로리다국제대학교의 케이언 크리펜도르프 교수는 4백개의 비즈니스 사례를 분석한 결과 경쟁자를 죽이겠다는 전략을 채택한 기업보다는 회사 가치를 높이고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선택한 회사가 더 성공적이었다고 밝혔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