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외 M&A 과열 경계.. 묻지마 인수 부작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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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중국 회사가 루이비통 핸드백을 사듯 해외기업 인수에 나서고 있다."
베이징에 있는 한 외국인 애널리스트가 중국 기업들의 해외기업 인수 열풍을 빗대어 한 말이다.
당장 필요하지 않아도 '글로벌 거래'라는 점에 이끌려 '과소비'를 한다는 지적이다.
8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기업들의 해외직접투자(FDI)가 급증하면서 기업의 '해외진출 열풍'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례로 지난 1월 중국의 유선전화 업체 차이나넷컴이 홍콩 PCCW의 지분 20%를 인수하면서 26%의 프리미엄을 얹어준 것은 "너무 비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중국 기업은 해외 판매망 구축과 외국인 근로자를 다루는 데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을 들어 해외기업 인수로 거둘 수 있는 성과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베이징 다국적기업연구센터의 왕자일 이사는 "중국엔 회사법이 도입된 지 10년 밖에 안 됐고 중국인들은 이제 막 경영기술을 습득하기 시작한 단계"라며 한계를 지적했다.
지난해 중국 기업들의 FDI는 36억달러로 27%나 증가했다.
중국 정부는 두 가지 이유에서 기업의 해외투자를 독려하고 있다.
하나는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한 원자재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고,또 다른 하나는 중국 기업의 경영능력을 국제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다.
현재 중국 해외투자의 절반은 수단의 원전,이란의 가스전,브라질의 철광석 광산 등 원자재 분야에 집중돼 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