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실은 하늘을 보았다' 김종록 소설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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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작가 김종록씨(42)가 조선시대 과학자 장영실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신작 장편 '장영실은 하늘을 보았다'(랜덤하우스중앙,전2권)를 펴냈다.
동래 관기의 아들로 천민 출생인 장영실은 신분제 사회인 조선에서 갖은 박해를 받지만 그의 타고난 재주를 높이 산 세종에 의해 발탁돼 종3품 대호군의 벼슬까지 올라간다.
하지만 측우기 해시계 등을 만들며 '잘나가던' 그는 1442년 세종 14년 곤장 80대를 맞고 왕궁에서 쫓겨난다.
표면적인 이유는 그가 감독해서 제작한 임금의 전용 수레인 '안여'가 부러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군(聖君)으로 추앙받으며 부하들에 대한 총애가 깊었던 세종이 내린 벌이라고 보기엔 미심쩍은 부분이 적지 않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은 모두 복원되고 유독 장영실만 복원자 명단에서 제외된 것도 의구심을 키우는 이유다.
장영실은 혜성처럼 등장했다가 한순간 별똥별처럼 추락해 버린 것이다.
소설은 '왜 그랬을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해 장영실의 드라마틱한 생애를 쫓아간다.
작가는 특히 세종 15년 돌에 새겼다는 '천문도'에 주목한다.
한양을 중심으로 경도와 위도를 맞춘 새 역법에 기초해 조선의 하늘을 독자적으로 관측한 것으로 이는 당시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어엿한 독립선언서나 다름없는 기념비적인 사건이었다.
하지만 '문헌비고''연려실기술' 등에 그 존재가 기록돼 있는 이 천문도는 현재 전해지지 않고 있다.
작가는 "15세기 중국이 세계의 강대국으로 힘을 떨치고 있을 당시 조선은 왜소했고 시절은 악했다.
조선인들은 뛰어난 과학기술을 가지고도 남이 알세라 필사적으로 기밀을 유지해야 했다.
이는 문명사의 서글프고도 위대한 그늘이었다"고 말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