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덕] 꽉 찬 뽀얀 속살‥ 대게맛보러 오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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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한번 해주이소."
"그럼 한번 합시다. 아으∼∼ 아으∼∼."
경상북도 영덕군 강구항.검은 모자를 쓴 중매인들이 가지런히 줄 맞춰 놓은 대게를 빨리 판매해 달라고 재촉이다.
빨간 모자에 죽도를 든 경매사는 연신 쥐락펴락하는 중매인들의 손을 보며 가격을 산정한다.
계산이 진행되는 동안 경매사의 입에서는 "아으∼∼ 아으∼∼"소리가 절로 흘러나온다.
"2번째 6만원,3번째 4만원."
대게는 이내 줄단위로 단가가 매겨진다.
대게는 배에서 내리면 일단 크기와 무게별로 열을 맞춰 진열된다.
위판장 바닥에 줄 맞춰 드러누운 대게를 보는 것만으로도 아침 부두의 풍경은 충분히 흥미롭다.
대게를 잡는 자망어선은 영덕군에만 1백여척에 달한다.
한번 출항하면 배 한척당 많게는 3천마리씩 잡아온다니 영덕의 대게 유통물량이 짐작된다.
올 들어 1월과 2월 두달동안 이곳에서만 무려 80t의 대게가 위판됐다.
연안에서 잡은 대게는 대부분 제외한 수치다.
대게 중에서 살이 꽉찬 큰놈들은 박달게라고 불린다.
박달게의 다리에는 노란 완장이 채워진다.
박달게는 전체물량의 10∼20%에 불과하다.
때문에 타지역에서는 이런 게를 맛보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영덕 일대에서 잡히는 게의 종류는 대체로 세 가지.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대게는 약간 흰색을 띠고 있고 홍게는 붉은색을 띤다.
'너도 역시 대게'란 의미의 너도대게는 이 두가지의 교잡종.푸른 빛이 돌아 청게라고도 불린다.
이 중 역시 맛이 으뜸인 것은 대게.그러나 대게는 산란을 하는 6월부터 10월까지가 금어기여서 이 기간에는 너도대게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대게는 산지에 따라서도 구분된다.
러시아산과 북한산,연안산 등이 그것.이 중 유통기간이 가장 짧고 얕은 바다에서 잡은 연안산 대게가 가장 단맛이 난다.
영덕=글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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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까지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중앙고속도로 서안동IC에서 내려 34번 국도를 타면 된다.
강구항까지는 이정표가 곳곳에 설치돼 있다.
동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영덕까지 우등고속이 운행된다.
4시간30분 남짓 걸리며 요금은 2만3천2백원. 강구항에는 2백여 상점이 대게를 판매하고 있다.
대게 가격은 점포위치에 따라 다소 차이를 보인다.
부두 가운데쯤에 위치한 청궁대게타운(054-733-5685)에서는 주인이 직접 잡은 연안 대게를 맛볼 수 있다.
택배도 해준다.
영덕군에선 4월9일부터 이틀간 영덕대게축제가 열린다.
복사꽃이 피는 때에 맞춰 열리는 축제기간에는 배를 타고 나가 대게 낚시를 해볼 수 있으며 해상자전거와 제트스키 등 각종 해양스포츠도 즐길 수 있다.
해변 마라톤도 곁들여진다.
영덕군청 해양수산과(054)730-62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