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硏 성장률 상향조정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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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와 환율하락 등 대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내수경기는 곳곳에서 청신호가 계속되고 있다.
가계부채가 바닥을 치는 징후가 뚜렷해진 가운데 신용카드 사용액은 증가세가 지속되는 추세다.
각종 경기실사지수(BSI)와 소비자 기대지수도 일제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처럼 내수 회복세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나자,비관적인 전망이 주류였던 국내 주요 민간연구소들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내수지표,뚜렷해진 '봄기운'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소비자전망조사'에 따르면 6개월 전에 비해 부채가 늘어났거나 1년 전에 비해 수입이 감소했다고 답한 가구의 비중은 각각 24.3%와 33.8%로 약 2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가계부채비율이 여전히 높은 편이기는 하지만,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앞으로 가계부채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이같은 변화는 실물경제에도 곧바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민간소비지출액의 44%가량을 차지하는 신용카드 사용액은 올 1∼2월중 전년동기대비 11.7% 늘어났다.
이 가운데 소비관련 55개업종에서 사용한 신용카드 결제액은 같은 기간 10% 증가했다.
◆성장률 전망 높아지나
삼성경제연구소와 현대경제연구원 LG경제연구원 등 국내 대표 민간연구소들은 내수회복세가 기대보다 훨씬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당초 전망보다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소비자와 기업 등의 경제심리관련 지표들이 매우 좋게 나타나고 있어 올 성장률 전망을 당초 3.8%에서 상향조정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본부장도 "현재의 경기회복 조짐이 꾸준히 이어진다면 하반기부터 회복세가 본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며 "당초 4.0%로 전망한 성장률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설명했다.
LG경제연구원도 현재 4.1%로 잡아놓고 있는 올 성장률전망치를 상향조정할 개연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낙관은 이르다
그러나 고유가와 원자재가격 상승,환율 하락으로 인한 수출가격경쟁력 약화 등 악재가 산적해 있는 만큼 아직 안심하긴 이른 시점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아직 심리지표들이 생산증가로 연결되지 않고 있어 1·4분기(1∼3월) 실물지표를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작년초에도 경기가 살아나려다 다시 주저앉았다"며 "정부가 경제에 '올인(다걸기)'하는 모습을 보여 정책적인 불확실성을 없애야만 경기상승세 유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