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자 유치 첨병들] 단체장들이 해외로 뛴다


지방자치단체가 외국기업 투자유치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광역 시.도 단체장들이 외자유치단을 직접 구성,기업체의 CEO에 버금가는 세일즈에 나서는가 하면 해외기업들이 투자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 발굴에도 적극적이다.
지자체장들이 해외기업 투자유치에 적극적인 이유는 외국자본 유치에 따른 지역내 산업발전,고용창출 등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


특히 지방분권화 시대를 맞아 지역간 경쟁은 물론 해외도시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외국자본 유치가 필수적이라는 생각에서다.


# 해외세일즈로 지역경제 활로 뚫는다
손학규 경기도지사의 외자유치 활동은 거침이 없다.


지난 2002년 7월 취임 이후 지금까지 일본 미국 유럽 등 9개국을 대상으로 10여차례 투자유치에 나섰다.


올 들어서는 유럽에 이어 이달에는 미국을 방문했다.
외자유치단도 직접 구성해 진두지휘하고 있다.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취임 이후 2년8개월간 외자유치를 위해 지구 4바퀴에 해당하는 거리를 이동했다.


비행기로 이동한 거리만 약 16만km.
외국 출장을 통해 손 지사는 해외 17개 기업과 투자협약(MOA),38개 기업과 투자양해각서(MOU),9개 기업과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했다.


금액으로는 1백25억달러에 달한다.


이명박 서울시장도 취임 이후 굵직한 외자유치 사업을 성사시켰다.


지난해 6월 미국 뉴욕을 직접 방문해 세계적 금융·보험사인 AIG와 여의도에 국제금융센터를 짓는 계약을 맺었다.


외자유치액만 9억달러에 이르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지난해 말에는 모스크바시를 방문,약 2조3천억원에 이르는 전자정부시스템 구축사업을 국내 업체가 따내는 데 일조했다.


안상수 인천시장은 인천경제자유구역(경제특구) 개발을 위해 직접 외국기업 CEO를 맨투맨으로 만나는 세일즈 역량을 과시했다.


취임 이후 안 시장이 이뤄낸 인천특구 외자유치 실적은 17건 2백7억달러에 달한다.


박광태 광주시장도 지난해 미국을 방문,댈러스 교민신문에 기아차 광주공장 전면광고를 게재하는 등 적극적인 유치활동을 편 결과 댈러스 소재 광시스템 제조사인 TXP와 광통신 부품회사 AFR로부터 투자약속을 받아냈다.


이의근 경북지사는 지난해 2월 일본 도레이사를 직접 방문,4억달러 투자협정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김진선 강원도지사는 청정환경이라는 지역 특성을 감안,최근 캐나다와 심층수 개발을 위한 협약을 맺었고 태백산 풍력개발을 위해 미국 GE와 공동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원종 충북지사도 독일 쇼트 글래스사에서 4억6천만달러를 끌어들이는 등 외자유치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 밖에 허남식 부산시장은 르노삼성차 지원부서를 만드는 행정적인 지원을 펴고 있으며 김태호 경남지사는 지난 10일 진사공단에서 열린 미국 스페셜라이트사 준공식에 다른 행정업무를 제치고 참석하는 등 외자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 고객(외국기업)의 마음을 잡아라


지자체들이 외국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들이는 노력도 다양하다.


안상수 시장은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 GM의 주행성능시험장 및 연구단지를 유치하기 위해 14만평의 사업부지를 무상 임대해주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이 결과 GM측은 주행성능시험장 및 연구단지 외에 중국에 세우려던 연구개발 시설까지 인천에 짓기로 결정했다.


손학규 지사는 지난해 미국의 델파이(자동차부품)사 연구센터 유치를 위해 도로를 직접 개설해주는 노력까지 기울였다.


또 '땅 맞바꾸기'를 통해 일본 LCD 업체인 스미토모화학으로부터 5억달러 유치를 이끌어냈다.


강현욱 전북지사는 지난 2002년 독일계 다국적 자동차부품 업체인 루크(LUK)사로부터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모든 행정력을 동원,고도기술수반 사업으로 지정되도록 해줬다.


조해녕 대구시장은 오는 2007년까지 대구에 외국인 학교와 외국 기업인들이 거주할 수 있는 전원형 고급주택 7백여가구를 짓는 등 외국 기업 유치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심대평 충남도지사는 초스피드 행정지원을 선보이며 지난해 삼성전자와 일본 소니 합작회사인 일본 LCD업체 S-LCD를 아산시 탕정에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충북도청 외국인 투자유치팀은 산업자원부등 관련 부서를 찾아다니며 투자 신고에서 공장 설립까지 14개 행정단계를 50여일 만에 처리해줘 외자유치에 성공할 수 있었다.


대전=백창현,인천=김인완,부산=김태현,대구=신경원,광주=최성국,김후진,이태명 기자 jin@hankyung.com